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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리의 다쓰자] 글과 말에 호소력을 더하는 ‘디테일’

잡코리아 2021-03-24 13:30 조회수11,624


 

기억 속에서 그 시간은
한없이 늘어나기도 하고 단숨에 줄어들기도 했으니까.

기억의 세세한 장면들을 느끼려고 하면
시간은 축소되어 보잘것없이 느껴졌다.

김금희 <경애의 마음> 中

 

취업 칼럼에 띄운 서두치곤 자못 감상적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자기소개서를 쓸 때 모니터 앞에 앉아서 드는 생각이라고 여겨지기에 한 번 언급해 봤다. 진하게 표시해 둔 '기억의 세세한 장면', 이것은 우리가 또 한 편의 자소서를 작성하며 수없이 찾곤 하는 게 아닐까. 우리는 자소서 쓸 때 스쳐지나간 흔적만 남았건, 뇌리에 강하게 남았건 지난날의 장면들을 어떻게든 기억하려 한다. 떠오른 장면들 중 쓸 만한 것들을 골라 붙이면 자소서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다. 기억의 끝자락을 더듬으며 찾은 고군분투의 산물을 나는 디테일이라고 명명한다. 이 디테일의 차이가 나와 취준생들이 기억을 끄집어내는 ‘결’의 차이이고, 그것이 곧 자소서의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사실 자소서를 떠나 좋은 글을 결정짓는 요인은 바로 이 세세함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 방송을 했을 때 한 친구의 글 실력이 진일보한 것을 보며 내가 주장하는 디테일이 친구들에게 어느 정도 체화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지원동기 방송이었는데, 내가 항상 말하는 기업과 자신 간의 공통점을 어느 정도 맞춘 것을 보고 매우 반가웠다. 해당 기업은 사람을 중시하는 곳이었는데 이 친구는 그에 관련한 에피소드를 자소서에 잘 녹여냈다. 어떻게 이런 조화로우면서도 깔끔한 글을 적었냐고 물으니 질문을 보고 우선 사람 중심이란 타이틀을 잡고 자기 경험을 본격적으로 파헤쳤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그것이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찾아낸 기억의 한 자락이라는 것이다. 이 친구의 경우 이전에 필자에게 자소서를 의뢰했던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공유해 주었는데, 이번 글에서 활용한 경험은 그때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 답변과 결과물을 보니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보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자신만의 결이 살아 있는 글을 쓰려고 열심히 고민했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친구의 얘기를 들으니 방송을 하고 글을 쓰면서 초지일관 나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이 보람이 없는 일은 아니었다는 생각에 뿌듯한 오후를 보냈다.

이 친구의 성장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기억의 세세한 장면'은 내 머릿속 어딘가에 흐릿하게 남겨져 있다. 그 흐릿함을 또렷하게 만드는 것 역시 스스로 할 수 있다. 내가 항상 얘기하듯이 취준생들은 자기소개서를 쓸 때, 정말 귀찮아 한다. 그래서 나는 방송을 통해서 디테일해 보이지 않는 자기소개서엔 가차없이 칼을 들이민다. 확실히 사람은 외부의 자극이 있어야 좀 더 깊은 고민을 하기 마련이니까. 자, 그렇다면 디테일하지 않은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접의 유형을 살펴보자.

 

지원한 적 없던 산업군/직무에 지원하는 경우

 


 

취업 시장에 있다 보면 본의 아니게 낯선 곳에 뛰어들게 될 때가 있다. 예컨대 기획 직무만 지원하던 사람이 인사 직무에 지원해야만 한다든가 초지일관 금융 쪽을 꿈꾸며 관련 경험과 경력을 열심히 쌓던 사람이 사무직을 지원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왜냐하면 TO가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보니 뽑을 수 있는 여력도 적을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잘 나가는 산업군은 전체 시장 규모가 크고, 그 큰 규모에 걸맞게 사람들을 비교적 많이 뽑는다. 그래서 취업 성공률을 높이려면 거시적 산업군의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지원하는 산업군의 범위가 굉장히 좁은 편이다. 여러분이 목표로 하는 산업군(예: 의약/바이오)이 한창 잘 나간다면 참 다행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이 정말 일하고 싶은 산업군 또는 직무 외에 다른 분야에 지원해야 하는 경우는 왕왕 생겨난다. 취업난과 연속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취준생들은 이 상황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고집할 가능성이 적다. 아니, 고집을 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지만 나는 그 친구들에게 정말 담대하다고 말하곤 한다.

지금까지의 나와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곳에 지원할 때, 대부분은 자신 없어 한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그 부족한 자신감이 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바라왔던 분야여도 막상 글로 풀어낼 때 종종 막혀 애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하물며 그간 거의 생각해 오지 않은 분야에 관해 적으려면 나의 열의와 매력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할뿐더러 디테일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면 생뚱맞은 분야에 지원하게 된 모든 사람이 거친 자기소개서를 낸다는 것일까? 아니다. 그 중에서도 디테일을 잘 살린 자기소개서는 분명히 존재한다. 나는 여러 경우를 보며 디테일을 좌우하는 것은 지원자 자신만의 확신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스스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

 

그렇다면 자신만의 확신은 어디서 나올까? 뻔한 이야기지만 자신에 대한 탐구이다. 내가 누구고, 무엇을 좋아하거나 잘하고, 왜 그 직업을 갖고 싶은지를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다. 그룹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해 내 진짜 모습에는 관심이 없다. 회사의 인재상 쳐다보고 직무가 어떨지 찾아본다. 아니, 정확히는 찾아보지도 않고 직무가 이러할 거다 정도만 대충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인재상도 타이틀 단어가 있고, 그 단어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회사마다 다르다. 그 다름을 캐치하고, 그 논리에 맞게 자소서 구성을 한다면 참 좋겠지만 많은 분들이 그렇게까지 자기소개서에 정성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대충" 생각해 나온 결과물들에게서 디테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건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로 통용되는 논리이다.

스스로에게 디테일을 가하기 위해서 내가 추천하는 방식은 기저에 깔리는 나의 거시적 생각과 그 위에 양념처럼 얹어질 미시적 생각 모두 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거시와 나의 미시가 충돌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상반된 성격들이 공존한다는 것은 충돌이 아니다. 융합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 이 반대되는 성격들이 내 안에서 화학 작용을 일으켰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이 나 스스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과정이다.


내가 이 일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의 세세한 장면들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글이란 걸 쓰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자소서는 더 그렇다. 내가 본보기가 되어 나의 이야기를 먼저 샘플로 만드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세세함들이 내 눈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게 되었다. 안 되는 건 없다. 취준생 여러분들도 나처럼 숙고를 통해 경험들을 자유자재로 변신시키고, 같은 경험에서도 여러 가지 의미를 추출해 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필자 ㅣ 하리하리

필자 약력
- 서울시 스터디 그룹 지원사업을 통한 강의 진행
- 유튜브 ‘하리하리TV’ 운영
- 종로 일자리 카페 <피앤티 스퀘어> 대표 컨설턴트
- 서대문구 일자리 카페 <미플> 대표 컨설턴트
- 서울시 일자리 카페 <퍼블릭포인트(홍대)> 대표 컨설턴트
- 대전시 일자리 카페 소속 강사
- 고려대학교 경력개발센터 자소서 컨설턴트 활동 중
- 캠퍼스 잡앤조이 ‘하리하리의 다쓰자’ 칼럼 연재
- 네이버 카페 <취업깡패> 공식 멘토
- 브런치에서 취업 관련 칼럼 연재 (brunch.co.kr/@kindoublej)

 

[하리하리의 다쓰자] 시리즈는 3주마다 수요일에 찾아옵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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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조현정 에디터 joehj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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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dam*** 2021-04-06

    이 글만 봐서는 저는 와닿지 않네요 . 글쓸때 디테일은 다들어가게될텐데요. 그 정도를 얼마만틈할지는 결국 본인의 몫이겠네요 ㅎ . 다른 글도 함께 읽어볼께요 칼럼 감사합니다 ~ 답글달기

    • kindoub*** 2021-04-14

      안녕하세요? 원작자입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samplegararge
      제가 브런치에 올리는 자소서 예시를 공유 드립니다.
      이걸 좀 보시면, 제 이야기가 와 닿을 거라 생각됩니다. 감사해요.

  • KA_33698*** 2021-04-06

    감사합니다... 답글달기

  • serapina1*** 2021-04-06

    감사합니다 답글달기

  • NV_19276*** 2021-04-06

    감사합니다 답글달기

  • ehdtks1*** 2021-04-06

    감사합니다 답글달기

  • KA_34248*** 2021-04-06

    안녕하세요 답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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