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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주차] 금주의 Thema 인문학+

잡코리아 2018-01-10 14:56 조회수1,834


| 통섭과 융합의 학문 ‘빅히스토리’


코딩하는 철학과 학생, 『맹자(孟子)』 읽는 공대생을 요구하는 시대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는 “학교에서 가르치 는 내용 대부분이 미래에 쓸모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변화의 속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하는 메모리 용량’만큼 가파르다. 한 가지 분야의 지식을 쌓는 것보다 지식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

기업이 통섭과 융합에 강한 인재를 요구하는 까닭이다. 고대 아테네의 철인(哲人)이나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에게 지식의 칸막이는 없었다. 그들은 철학가이자 역사가, 정치학자, 물리학자, 화학자, 수학자, 화가, 음악가였다. 19C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 체계에 따라 분업화가 이뤄지면서 지식도 세분화하기 시작했다. 교육이 하나의 산업이 되면서 대학은 국가의 지원을 더 많이 받기 위해 학과와 학생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러나 원자를 쪼개고 태양계 밖으로 우주선을 쏘아 보내는 시대다. 지구온난화나 원자력발전소 폭발과 같은 거대한 위험 앞에 왜소한 국가의 경계는 희미해졌다. 경제 문제는 경제학만으로 풀리지 않는다. 유권자마다 정치 이념이 다른 까닭에 대해 정치학보다 뇌과학이 더 타당한 설명을 할 수도 있다. 기존의 파편화된 학문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통섭과 융합을 기치로 내건 학문 분야가 등장했다. 빅히스토리(big history)가 바로 그것이다. 빅히스토리가 과연 ‘모든 것의 역사’를 설명하며 혜안과 통찰을 주는 분야인지 아니면 기존 학문을 뒤섞은 ‘짬뽕’에 불과한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지지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빌 게이츠는 빅히스토리의 창시자인 데이비드 크리스천 호주 매콰리 대학 교수의 테드(TED) 강연을 듣고 빅히스토리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빅히스토리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보급하기 위한 ‘빅히스토리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빅히스토리는 제 삶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학문 분야이다. 빅히스토리는 여러 학문 분야의 수많은 지식들을 다룰 수 있는 틀을 만들어준다. 빅히스토리는 어느 다른 학문 분야보다 포괄적이다. 자연과학에서 배우는 것과 역사학·경제학에서 배우는 것을 다루고 있으며 이것을 모두 융합하기 때문이다.” 빅히스토리는 말 그대로 거대한 역사다. 생명체와 지구의 탄생을 넘어 138억년 우주의 탄생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통합적으로 보려고 하는 역사학의 흐름이다. 이처럼 우주와 생명, 인간에 대한 큰 질문, 즉 빅퀘스천(big question)에 대한 대답이 빅히스토리인 것이다.

빅히스토리의 연구 시점은 광대하지만 7~8단계의 중요한 임계점(threshold, 문턱)으로 시대를 구분한다. 임계점이란 새로운 특징을 지닌 복잡성이 나타나는 시점을 말한다. 임계점마다 관련성이 큰 분과 학문 간 학제 연구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 임계점은 ▲우주의 탄생(137억 년 전)이며 두 번째는 ▲최초의 별과 은하(135억 년 전)의 등장이다. 주로 천문학자와 물리학자들이 이 단계를 연구한다. 다음은 ▲원소의 탄생(135억 년 전)이다. 네 번째는 ▲태양계와 지구의 탄생(45억 년 전)이다. 이는 주로 천문학이나 지질학의 몫이다.

다섯 번째 임계점은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하는 시점(38억 년 전)으로 생물학의 연구 영역이다. 여섯 번째 임계점인 ▲인간의 등장과 진화(20만 년 전) 단계에 이르러서야 현생 인류가 등장한다. 여러 종의 유인원이 600만 년 전에 등장했지만 오늘날과 같은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것은 20만 년 전이다. 이 단계는 인류학자, 고고학자의 힘을 빌려야 한다.

일곱 번째는 ▲농업과 문명의 등장(1만1000년 전)으로 고고학, 역사학의 영역이며 여덟 번째가 역사학과 인문학, 사회과학이 다루는 ▲현대 사회의 등장(250년 전)이다. ‘아홉 번째 임계점’으로 미래(100년 이후)를 예측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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