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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2017-12-28 15:52 조회수1,523

 

백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잔 다르크


한국에 유관순이 있다면 프랑스엔 잔 다르크(Jeanne d’Arc, 1412~1431)가 있다. 잔 다르크는 영국(잉글랜드)과 프랑스 사이에 벌어졌던 백년 전쟁(1337~1453)의 막바지에 등장한 프랑스의 구국 영웅이다. 프랑스 시골 마을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난 잔 다르크는 열세 살이 된 어느 날 “프랑스 왕을 구하고 오를레앙(프랑스 중부 도시)의 포위망을 풀라”는 대천사장 성 미카엘의 계시를 듣는다. 이후 1429년 샤를 7세를 찾아가 군대를 맡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당시 프랑스는 백년 전쟁에서 영국군에 계속해서 밀리고 있었다. 지난 30년 동안 프랑스는 자신들의 땅을 반 이상 차지하고 있던 영국과의 전쟁에서 한 번을 제대로 이겨보지 못한 상태였다. 샤를 7세는 왕세자로서 대관식도 치르지 못한 채 오를레앙에 포위돼 있었고, 전쟁의 주 무대였던 프랑스 국민들은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의심이 많았던 샤를 7세는 잔 다르크가 자신을 알현(謁見:지체가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뵘)하러 왔을 때 신하에게 왕의 옷을 입혀 왕의 자리에 앉히고, 자신은 신하의 옷을 입고 구석에 서 있었다. 잔 다르크는 왕좌에 앉아 있던 가짜 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신하의 옷을 입은 진짜 왕에게 다가가 ‘여기서 탈출해 프랑스의 샤를 왕세자가 정식 왕으로 즉위하게 도우라’는 성 미카엘의 계시를 전했다.

그 전까지 샤를 7세의 능력을 의심해 충성을 바치지 않던 각 지방 영주들도 이 모습을 보고 놀라워했다. 그날 이후 영주들은 최선을 다해 샤를 7세를 오를레앙에서 탈출시켰고 프랑스 파리 교외의 랭스 성당에서 왕세자 대관식을 올려 프랑스 왕가의 적통을 이을 수 있도록 도왔다.

잔 다르크에게 신통력이 있다고 판단한 샤를 7세는 잔 다르크에게 일군을 지휘하고 영국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독려했다. 잔 다르크는 군대와 식량을 싣고 오를레앙으로 향했다. 백마를 타고 선두에 선 잔 다르크는 흰 갑옷에 망토를 걸치고 손에는 깃발을 들어 병사들을 진두지휘했다. 영웅을 기다리던 프랑스 병사와 시민들은 사기가 치솟아 똘똘 뭉쳐 싸웠다.

잔 다르크는 프랑스 병사들에게 승리의 여신이자 최고의 전략가였다. 일부 귀족들은 잔 다르크의 무모한 전략을 반대할 때도 있었지만 그녀는 기적 같은 승리를 거듭하며 프랑스 영토를 되찾았다. 역대 프랑스 왕들이 즉위식을 치르던 랭스 지역까지 차지한 후 잔 다르크는 샤를 7세의 대관식을 추진했다. 하지만 샤를 7세는 즉위하자 잔 다르크의 높은 인기를 시기했다. 이는 왕권을 강화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었다. 샤를 7세는 이어진 전투에서 잔 다르크를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1430년 5월, 잔 다르크는 영국·부르고뉴 동맹군에 포로로 붙잡혔다. 잔 다르크는 영국과 부르고뉴의 재판을 받으며 마녀·이교도·우상숭배라는 누명을 썼다. 그녀가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주장도 마녀이자 이교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1431년 5월 19살 소녀는 화형을 당했다. 잔 다르크의 죄목에는 마녀·이교도 외에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여자의 몸으로 남자의 옷을 입었다는 것이다. 구약성경에는 ‘여자는 남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이요, 남자는 여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신명기 22장 5절)이라는 문구가 있다.

당시에는 여성이 남장을 하거나 남성이 여장을 하는 것이 종교적으로 죄가 됐기 때문에, 잔 다르크가 전쟁터에서 남자 반바지 위에 갑옷을 입은 것이 문제가 됐다. 수감 생활 중에도 지급된 드레스를 거부하고 반바지를 고수했는데 이는 감옥에서 영국 경비병들이 그녀를 겁탈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1450년 프랑스는 노르망디에서 영국과 전투를 벌여 승리했고, 1453년 영국은 프랑스 북부 지방의 도시 칼레를 제외한 프랑스 영토에서 물러나면서 백년 전쟁은 끝이 났다. 그리고 샤를 7세는 백년전쟁이 끝난 후인 1456년이 돼서야 잔 다르크의 마녀 혐의를 풀어줬다. 그 후 잔 다르크는 1920년 로마 가톨릭교회로부터 성녀(聖女)로 추앙되고 1922년에는 프랑스의 수호 성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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