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눈을 키워라
- 전기 및 에너지사업본부
- 다국적 기업 한국3M에서 전기 및 에너지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민승배 이사를 만났다.
2015.09.0314,654
메가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눈을 키워라
한국3M 전기 및 에너지사업본부 민승배 이사
3M은 112년의 역사를 가진 다국적 기업이다. 헬스케어 제품과 사무용품, 전자·전기·통신 관련 제품 등 6만여 가지의 제품을 생산해 200여 개 나라에서 판매 중이다. AP통신이 선정한 ‘20세기 10대 히트상품’에 3M이 개발한 ‘포스트잇’이 포함돼 있을 만큼 획기적이고 재미있는 제품을 개발하기로 유명하다. 한국3M은 1977년 설립돼 현재 37주년을 맞았다.
한국3M은 대규모 공채 진행이 아니어서 취업문 뚫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3M으로의 입사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 회사는 수시채용을 통해 인재를 선발한다. 국내 대기업들처럼 매년 정해진 시기에 채용공고를 내고 대규모로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직자 입장에서 보자면 취업 기회가 적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유연하게 필요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 한국3M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기회는 열려 있다. 한국3M에 입사하길 원한다면 우리 회사 채용 페이지에 이력서를 등록해두면 된다. 그러면 담당자가 한 달에 한 번 이력서를 검토한후 적합한 인재를 선발해 면접을 실시한다. 이 외에도 해마다 대학을 방문해 캠퍼스 리크루팅을 실시하고, 해외로 출장을 갈 경우 그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을 만나 우리 회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그러니 열정 있는 인재들이 한국3M에 많이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한국3M이 다른 회사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연구소에서 필요 인력을 계획하고 채용 결정도 직접 한다는 것이다. 가령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할 때 해당 연구를 위해 필요한 인재가 몇 명이고 어떤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계획서를 올리면 인사팀에서는 그런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실제로 이력서 검토 및 면접 등은 실제 채용 인력이 속하게 될 연구소의 매니저들이 직접 한다.
외국계 기업은 본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 및 서비스하는 역할이 크다 보니 연구개발 인력을 잘 안 뽑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3M은 어떤가?
한국3M은 일반 외국계 회사와는 조금 다르다. 미국 본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각 지역의 실정에 맞게 해당 나라에서 제품과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추세다. 지난해 3M의 전체 매출이 308억 달러였는데, 한국3M의 매출이 글로벌 탑 5위에 들어가면서 전체 매출액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 이는 한국3M이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개발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실제로 현재 동탄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개발 인력만 200여 명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회사를 키우고 성장시킬 수 있는 연구개발 인력을 꾸준히 채용할 예정이다.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직무 구분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제품 연구개발 파트인 Product Engineer, 고객들에게 우리의 기술을 설명하고 지원하는 Application Engineer, 연구소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관리파트 등이 그것이다. Product Engineer는 석·박사 학위 소지자 위주로 채용을 진행하며 이때 자신이 연구했던 프로젝트를 영어로 발표하게 하는 영어 PT 면접을 실시한다. 그 외의 직무는 학사 학위 취득자라면 지원 가능하다. 단 입사 지원 시 토익 점수를 제출해야 하고 기본 비즈니스 회화 실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3M은 외국계 회사다 보니 해외 지역의 직원들과 글로벌하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3M에서 개발자로 일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을 꼽으라면 무엇인가?
많은 학생들이 개발자가 갖춰야 할 주요 능력으로 ‘전공지식’이나 ‘전문성’을 꼽는다. 물론 이러한 능력들도 중요 하지만 나는 개발자에게 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야 말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제품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3M이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산업용 부품이나 소재, 그리고 스카치테이프와 수세미, 포스트잇 노트 등과 같은 일상생활 필수품들이 없다고 상상해보라. 생활이 매우 불편해질 것이다. 그러면 3M에서는 이런 제품들을 어떻게 개발하게 됐을까? 누군가가 현재 자신이 느끼는 불편함을 이야기했을 것이고, 상대방의 얘기를 잘 경청한 개발자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즉 모든 개발의 기본은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부분을 제대로 짚어내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개발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며 더불어 고객의 불편을 줄여주려는 서비스 마인드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신입사원 채용 시 간혹 압박면접을 실시하기도 하는데, 이는 여러 상황에 얼마나 유연하게 잘 대처할 수 있는지와 인내심을 가지고 고객의 얘기를 경청할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3M에는 정말 다양하고 기발한 제품들이 많이 있다. 개발자들은 이러한 제품을 어떻게 개발할 수 있는가?
3M이 11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데는 ‘15% 규칙’이 근간이 됐다. 이는 근무시간의 15%를 창의적인 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구글이 실시하고 있는 ‘20% 규칙’ 이 우리 회사의 것을 본떠 만든 것이다. 3M의 연구실 직원들은 해당 시간을 이용해 본인의 일과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전시회나 타 팀의 미팅, 세미나 등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그 속에서 획기적인 제품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게 되는 것이다. 특히 3M은 직원들의 아이디어, 심지어 실패한 것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비록 프로젝트는 실패했을지라도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더 좋은 제품이 개발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70년 동안 운영되고 있는 Tech Forum이다. Tech Forum은 1만 1,000명의 전 세계 3M 연구원들이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기초 기술 연구와 제품 개발 현황, 실패한 사례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Tech Forum을 통해 3M의 연구원들은 다른 나라의 개발자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고, 그것을 자신의 것과 결합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도 한다. 3M의 대표 제품인 포스트잇도 그렇게 탄생했다. 1970년 스펜서 실버라는 연구원이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 했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다. 접착력이 약해 쉽게 떨어졌던 것이다. 그는 이 실패 사례를 Tech Forum에서 발표했고, 이를 접한 아트 프라이라는 개발자가 접착력이 약한 제품을 종이에 발라 성경책에 붙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접착력이 약하기 때문에 성경책과 같이 얇은 종이에 붙여도 책에 손상이 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개발된 포스트잇은 현재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표 제품이 됐다.
능력 있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학생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면 알려 달라.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눈을 키웠으면 좋겠다. 메가트렌드란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흐름을 뜻하는 것인데, 이를 파악함으로써 개발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거대 도시화’를 예로 들어보자. 도시의 규모가 커지고 유입 인구가 늘어나면 자연적으로 교통난, 전력난, 식수난 등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들이 필요할 것이고 3M의 개발자들은 우리가 가진 역량과 강점이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그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면 된다. 이런 메가트렌드를 파악하려면 남들이 하지 않은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어떤 것을 경험하라고 짚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새롭고 낯선 곳으로의 여행 등과 같이 평소 겪기 어려운 경험들을 해보면서 넓은 안목을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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