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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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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분석,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하는 자전거와 같다

  • 리서치센터 투자분석부
  • 20년째 신한금융투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통 증권맨 이정수 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2015.08.0714,528

정장 차림, 여의도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 우리가 생각하는 증권맨의 모습이다. 7월의 어느 날, 한강이 시원하게 보이는 여의도의 신한빌딩에서 20년째 신한금융투자에 근무하면서 현재 리서치센터 투자분석부에 몸 담고 있는 정통 증권맨 이정수 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무역학도에서 금융맨으로 20년을 살다!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많이들 ‘신한증권’으로 알고 계시는 저희 회사의 정식 명칭은 ‘신한금융투자’입니다. 저희 신한금융투자는 ‘따뜻한 금융’을 지향하며 개인, 법인, 해외 고객들에게 상품 운용과 판매, 리서치까지 제공하는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현재 ‘금융으로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아시아 최고의 금융투자회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에는 언제, 어떻게 입사하셨나요?
저는 학부 시절 무역학도였습니다. 당시의 희망 직업 역시 전공과 관련된 쪽이었죠. 하지만 사람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듯이 졸업 후 신한금융투자(입사 당시 신한증권) 신입공채로 회사에 첫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20년이 흘렀네요.


당시에도 지금처럼 증권사 취업이 어려웠나요? 특별히 무슨 준비를 하셨나요?
쉽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지금과 비교할 만큼의 치열함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당시에는 영어와 전공시험이 전부였기에 그냥 현실에 충실했던 것이 저의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신입사원들의 프로필을 보고 대학생활 얘기를 들어보면 깜짝 놀라곤 합니다. 스펙을 쌓고 공부를 하는 것이 Super Student 같아서요.

 


바쁘지만 항상 물음표를 해결하며 살 수 있는 행복한 일!

 

 

현재 맡고 계신 업무는 어떻게 되시나요?
저희 리서치 센터에서는 보통 기업 분석을 위해 상장회사 탐방을 가거나 기관투자가들과의 세미나를 여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저는 리서치 센터의 투자분석부에서 부서장으로서 투자분석부의 이런 업무들을 전반적으로 매니지먼트하고 있고요.


부장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많이 아시겠지만, 금융권의 하루는 다른 업종보다 일찍 시작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5시에 마감되는 미국시장의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저는 보통 새벽 3시 50분쯤 기상해서 6시에 출근합니다. 출근 후 반대편 나라들의 증시 분석을 시작한 뒤, 이를 토대로 오전 7시 30분부터 회의를 시작합니다. 회의가 끝나면 8시 30분부터 시장을 맞을 준비를 하고, 시장이 끝나는 오후 3시가 되면 마감 회의를 준비하지요. 기업의 특이한 움직임에 대한 정보 파악이나 다음날 보도자료 등을 체크하는 것이 시장 마감 후 업무에요. 이렇게 모든 업무가 끝나면 보통 7시쯤 퇴근을 합니다.


13시간 업무가 어마어마한 것 같은데, 다른 직원들에게도 일상인가요?
그렇습니다. 저희 투자분석부 analyst들을 보면 저보다 더 오랜 시간 일을 합니다. 보통 외근을 다녀오고 정리하면 저녁 9시 정도에 퇴근을 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주말에도 출근을 합니다. 말 그대로 ‘월화수목금금금’이 일상이죠.


흔히들 ‘증권맨은 예민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아무래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상황들에 민감해지고 돈이 걸린 일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죠. 하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에요. 연차가 오래되고 익숙해지면 다시 유해집니다(웃음).


투자분석 업무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끊임없이 페달을 굴려야만 돌아가는 자전거처럼 제 업무 역시 끊임없이 상장회사들, 매크로 상황, 글로벌 경제 등을 체크하며 공부해야 하는 것이 업무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업무는 나이가 들어서 노하우가 쌓이는 업무가 아닙니다. 변하는 상황들을 부지런히 캐치해야 하는 일이죠. 저 역시도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연예 기획사까지도 놓치지 않고 파악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여러 분야의 업무, 여러 업종의 회사들을 파악하고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투자분석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라고 볼 수 있죠.

 


겸손하고 기본 예의를 갖춘 신입사원이 좋아

 

 

투자분석업무에서 특별히 선호하는 전공은 있나요?
흔히들 상경계를 선호한다고 생각하시는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통계를 전공한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우대 사항은 아니고요. 어느 전공이든 상관 없어요. 요즘 추세는 공대생들도 많이 들어와요. 어문계열 출신들도 꽤 있습니다.

 

 

 

전혀 다른 전공이면 업무를 익히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요? 불편함은 없나요?
전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 유리할 수 있어요. 말씀 드렸듯이 저희 업무는 모든 상장사들의 사업을 파악해야 합니다. 공대출신들에게 이공계 회사의 분석을 맡기면 더 쉽게 처리합니다. 또한 회사의 글로벌 사업에 맞춰서 어문계열 중 외국어 전공자들이 차지하는 업무 비중도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스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학점입니다. 우리가 지원자의 지나온 인생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는 바로 학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점은 성실성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지표거든요. 그리고 업무 특성상 영어문서와 외신을 많이 봐야 하므로 영어실력 역시 중요합니다. 높은 토익점수를 요구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넘기면 되고요 가능하면 회화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업무를 위해 추천해주실 자격증은 무엇인가요?
흔히들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노력하는데,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은 ‘필요조건’이긴 하나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리서치 센터에 근무 후 더 쉽게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증권, 채권 등 전반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CFA와 FRM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여유가 되신다면 AICPA 자격증까지 도전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부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업무를 위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엑셀입니다. 이건 비단 저희 업무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엑셀을 잘하는 직원들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빨리 끝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무직 직원들에게 추천하는 공부입니다. 그리고 국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요즘 젊은 친구들은 외국어 공부에 열중하느라 가장 중요한 국어 공부를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우리 한국어로 이루어집니다. 업무적으로 메일을 받고 대화를 나눌 때, 문장구조에 맞지 않게 말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국어 공부를 놓지 않고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투자분석부의 채용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이번 채용은 인턴사원으로 뽑아 정규직으로 전환합니다. 인턴사원으로 채용하는 이유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지켜보기 위함이에요. 짧은 면접시간에 보여주지 못했던, 면접에 맞춰 정형화된 자세가 아닌 진짜 본인의 모습을 말이죠. 함께 일을 하고, 힘든 업무를 견뎌내며 그 사람이 진짜 우리 집단에 맞는 사람인지 평가합니다.


면접에 면접관으로도 참여하시는데, 면접 요령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본적인 전제조건으로는 인사를 잘하고 복장이 단정해야 돼요. 이게 갖춰지지 않으면 절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어요. 저는 주로 압박면접을 전문으로 합니다(웃음). 압박면접을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에요. 사람이 어려울 때 본성이 나오는데, 그 본성을 보기 위해서 일부러 어려운 질문을 던지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당황하지 않아야 됩니다. 신입 공채 지원자면 그에 맞는 학생다운 그런 모습이 보고 싶은 거지, 완벽한 사람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를 땐 흐트러지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세요.


어떤 스타일의 부하직원을 좋아하시나요?
기본적인 예의가 된 친구들이 좋아요. 인사를 잘하고 잘 웃는 그런 친구들이요. 그리고 겸손하게 잘 배우는 친구들이 좋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완벽하고 완성된 신입사원을 선호하지 않아요. 이제 갓 대학교 졸업한 친구들에게 많은 지식을 바라지도 않고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할 수 있고, 그러면서 배우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이 좋습니다.

 


후회 없는 인생, 하지만 다시 돌아가면 독서를 더 하고 싶어

 

 

다시 20대가 된다면 무엇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독서를 더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독서는 20대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일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도 독서를 통해 배운 것들이 큰 도움이 됐을 거에요. 책 한 권에는 작가의 인생과 경험이 담겨있어요. 책을 읽으며 그분의 인생을 간접 경험할 수 있게 되죠.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책 한 권을 통해 얻을 수 있으니, 어린 20대에게 독서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나요. 그리고 국제봉사 활동도 꼭 가보고 싶어요. 제 자녀들에게도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국제 봉사고요. 지금의 저도 늦지 않았다곤 하지만, 모든 것을 그만 두고 국제봉사를 갈 용기가 없어요. 20대의 열정으로 꼭 다녀오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며 견문을 넓히고 많은 영화도 감상하고 싶네요.


부장님의 자녀분들께도 이 직업을 추천하실 건가요?
네. 저는 이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진 않아요. 물론 매사에 끊임없이 물음표를 갖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때론 스트레스로 다가오지만, 그게 이 직업의 장점이기도 하니까요. 제 자녀들이 원한다면 충분히 추천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일이란 무엇인가요?
즐기면서 할 수 있되,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없는 일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본인이 좋아하는 일이면서 밥값도 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좋은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