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 사람을 파악할 줄 아는 능력과 정직함 필요해
- 인사부
-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사부 조기석 주임을 만나 이야기 나눴다.
2015.10.0734,236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금융, 기업, 가계, 공공부문을 아우르는 국가자산 종합관리기관으로 국가 경제의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는 금융 공기업이다.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정리와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금융소외계층의 경제적 재기를 도우며, 국가자산의 가치제고와 재정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조기석 주임을 만나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인사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국가 경제의 안정을 책임지는 한국자산관리공사
본인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사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기석 주임입니다. 2014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어떤 사업을 하는 곳인가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사업은 크게 가계금융, 기업금융, 국가재정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서민금융지원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계금융사업, 두 번째로 부실채권을 사들여 기업 가치 정상화를 도모하고 기업이 다시 경제활동을 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만들어주는 기업금융사업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공유 재산관리와 조세정리를 통해 국가 재정에 도움을 주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계금융사업은 어떻게 개인을 도와주는 건가요?
예를 들어 빚이 많은 사람이 있으면 저희가 그 사람의 채권을 사서 채권자가 됩니다. 그 후엔 갚아야 할 금액을 상환기간을 늘리거나 이율을 완화시키고, 채무조정을 통해 채무자의 채무부담을 줄여주어 채무자가 다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인사부는 어떻게 꾸려져 있나요?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인사팀, 복리후생팀, 인력개발팀, 그리고 노사협력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노사협력팀이 인사부에 함께 있는 게 특이하네요.
네, 그렇습니다. 직원과 회사 간에 의견 의견을 조율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인사부에 노사협력팀도 함께 배치되어 있습니다.
인사부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요?
인사부는 중장기 인력운용 계획 및 인사기획, 직원의 채용, 이동, 승진, 상벌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인사기록 관리, 근태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사부에 근무하며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번 달에 공개 채용이 있었습니다. 면접위원들과 면접자들 모두에게 가장 편안한 면접이 될 수 있도록 인사부 팀원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들여 준비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실로 신입 직원들을 맞이했을 때 가장 뿌듯했습니다.
반대로 인사부에 근무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인사부가 사람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꼼꼼히 챙긴다고 하더라도 변수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업무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변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인사부는 다른 부서와 친해지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떠세요.
아무래도 직원들의 인사기록을 관리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금의 말실수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저도 인사부에 근무하면서 그런 부분은 항상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인사부에 재직하기 위해선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인사부에 근무하기 위해서 필요한 역량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요약하자면 사람을 관리하는 직군 인만큼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예리한 시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업무 성과 및 수치자료를 분석하고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숫자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직원의 근태와 성과를 관리하고 인재를 채용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냉철함과 정직함이 요구됩니다.
인사부도 회사 사업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 같아요. 따로 공부하나요?
대학 때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그 때 배운 학문들이 모든 업무에 기초가 돼서 훨씬 쉽게 업무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사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따로 공부해야 전반적인 사업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무엇보다 각 부서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동기들에게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꾸며내지 않은 진솔한 자기 표현이 합격의 비결
한국자산관리공사 회사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전공 수업 시간에 한국자산관리공사가 IMF위기 당시, 직접 나서서 금융기관의 부실자산과 채권을 사들여 주도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생겼습니다. 금융 공기업의 업무가 가계, 기업, 정부의 경제 발전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회가 된다면 그런 일을 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 지원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입사를 꿈꾸며 어떤 스펙을 쌓았나요?
제가 입사할 때는 스펙초월 전형이라 보편적으로 준비하는 영어점수와 자격증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대학교 홍보대사 회장을 맡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학교를 홍보했던 경험, 주한영국문화원 교육홍보팀에서 4개월간 인턴근무를 하며 영국대학 관계자들과 함께 일하며 박람회를 준비했던 경험, IGM 세계경영연구원 마케팅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경험, 마지막으로 유럽과 북아프리카 주변을 돌아다니며 즐겁게 여행했던 경험을 면접에서 풀어냈던 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 들었던 수업이나 활동 중에 입사 후 도움이 됐던 것은 무엇인가요?
대학교 시절 홍보대사 알리미 회장을 맡아 다양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신입기수 선발부터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50여 명의 홍보대사들과 함께 학교를 홍보하는 사업을 총괄했던 다양한 경험이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빠르게 습득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부서 이동 전엔 서민금융부서에서 근무했다고 들었어요. 입사과정은 어땠나요?
올해부터는 NCS제도가 도입되며 입사 절차가 조금 바뀌었지만 제가 입사한 작년엔 서류(스펙초월 리쿠르팅), 필기 전형, 1차 면접(합숙면접), 2차 면접(임원면접) 이렇게 4단계로 채용이 이루어졌습니다. 필기전형에서 법, 경제, 일반시사 중 하나를 택해서 논술 시험을 진행했는데 저는 경제 논술을 선택했습니다. 그나마 전공 분야여서 아는 게 많을 것 같아 택했습니다.(웃음) 그런데 경제 논술이라고 해서 그렇게 심도 깊은 주제로 어려운 내용을 작성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입사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1박 2일 동안 합숙면접을 봤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꽤나 긴 취업준비 생활을 경험한 후라 그런지 안 붙으면 큰일난다는 불안감, 초조함보다도 대학생 때 MT 가는 것처럼 즐겁게 지내다 돌아오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편하게 PT면접, 토론면접,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에 임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합숙면접은 12명이 한 조가 되어 면접 위원 3명과 함께 다니며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면접 위원들은 지원자의 성향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거죠. 신경이 전혀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지만, 최대한 자기 스타일대로 편하게 한 친구들이 합격한 것 같았습니다. 너무 자신을 억제하거나 꾸며서 과하게 행동하지 않고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합격의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랬는데 합숙면접을 통과하고 임원 면접에 갔을 때 많이 놀랐겠어요.
솔직히 합숙면접보다는 필기를 붙은 게 더 놀랐어요. 제가 본 고사장만 해도 정말 많은 인원이 왔거든요. 혼자 경쟁률을 계산해봤는데 내가 여기서 어떻게 붙겠나 싶더라고요. 그 인원도 서류전형을 통과한 인원인 거잖아요. 얼마나 많은 인원이 지원했는지 가늠해보니까 그 중에서 필기까지 통과한 것도 너무 놀라웠어요.
그래도 최종 합격을 하셨잖아요. 최종 면접 후에는 ‘면접 잘 봤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나요?
한국자산관리공사 면접은 개인적으로 신기했던 경험이 많아요. PT면접 주제도 제가 취업을 준비했던 스터디에서 다뤄본 주제였고, 최종 면접에서 면접관이 물어본 책도 제가 읽었던 책이었거든요. 뭐에 홀린 느낌이었어요.(웃음) 하지만, 취업준비 기간이 좀 긴 편이었지만 면접을 잘 봤다, 못 봤다 하는 느낌을 받아도 결과는 다 틀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아, 끝났구나.’하는 느낌 정도만 받았습니다. 크게 기대하거나 좌절하진 않았어요.
우리는 동굴이 아니라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
회사 전경이 너무 좋아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근무환경과 복지는 어떤가요?
보시다시피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바다가 보이는 전경에 신식 건물로 근무 환경도 너무 좋습니다.
‘즐겁고 신명난다’를 줄여서 즐신프로젝트라고 직원의 가족들을 초청해서 독도 탐방이나 캠핑을 가는 회사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은 정시퇴근의 날로 정해져 있고요. 그 외에 회사복지로는 회사 카페에서 음료는 물론이고 샌드위치, 김밥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침을 못 먹은 직원들의 끼니를 책임지고 있어요.
다시 대학생 때로 돌아가면 어떤 일을 더 해보고 싶은가요?
만약 대학생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저는 여행을 더 해보고 싶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체게바라 평전이 베스트 셀러여서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그 책 덕분에 20대 시절 오토바이 하나로 남미 전역을 여행하는 게 꿈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결국 자금 부족 문제로 결국 4박 5일 제주도 자전거 여행으로 그쳤어요.(웃음) 못 다 이룬 꿈을 다시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루고 싶습니다. 여행을 다닐 땐, ‘내가 죽기 전에 이 곳에 다시 와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잖아요. 마음 놓고 가보고 싶은 곳을 긴 시간 여행할 수 있는 게 대학생 때가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공기업뿐 아니라 요즘 모든 기업의 입사가 정말 힘든 것 같습니다. 저도 입사지원서만 130여 개를 쓰고 그 중 120개 정도가 탈락하면서 많은 좌절을 느꼈습니다. 암울했던 시기에 한 친구가 저에게 ‘지금 네가 서있는 곳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멈추지 말고 계속 걷다 보면 언젠가는 빛이 보일 거다’라고 위로를 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의 말이 저에게는 아주 인상 깊었었는데요, 이 말이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희망고문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위 공기업에 입사하려면 토익 만점에, 학점도 높아야 하고, 엄청난 스펙을 갖춰야 할 것 같은데 꼭 그렇지 않거든요. 오히려 공기업이 연령 제한도 없는 편이고 입사할 수 있는 기회도 더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말 공기업을 꼭 가고 싶은 분이라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라고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조기석 주임님이 생각하는 좋은 일이란?
시간이 지난 후 그 일에 대해 생각해봤을 때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에서 사랑이 솟아나는 일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동안 해도 괜찮을 것 같은 일, 지겹고 고통스럽지 않고 즐거운 일이 좋은 일이겠죠. 한참 후에 돌아 봤을 때 ‘난 좋은 일을 했다. 내 가치관에 맞는 행복한 일을 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