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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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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학을 널리 알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하는 한국문학번역원

  • 영문화권/E-book팀
  • 한국문학번역원 영문화권팀 이윤영 팀장을 만나 업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넘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6.01.2710,046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국문학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시대적 소명을 수행하는 공공 기관으로, 한국문학 번역, 출판 지원 및 해외 교류 사업 등을 통해 한국문학의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 한국의 문학작품을 해외로 널리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번역 아카데미를 통해 우수 번역인재를 양성하고 한국문학번역도서관을 운영하며 문화선진국 한국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영문화권팀 이윤영 팀장을 만나 한국문화번역원과 업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넘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도서를 해외로 출판해 한국 문학과 문화를 알리는 ‘한국문학번역원’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출판본부 영문화권팀 팀장 이윤영입니다.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는 컨벤션 경영을 전공했고요, 2009년에 입사해 올해로 입사 8년 차입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크게 번역출판본부, 기획사업본부, 아카데미본부 세 본부로 나뉩니다. 번역출판본부 안에는 영문화권팀, 유럽팀, 아시아팀, 교류 홍보팀이 속해있고요.  

 

한국문학번역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한국문학번역원은 국내 도서를 해외에 출판시켜 한국문학을 해외에 홍보하는 일을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입니다. 번역이라는 과정을 통해 한국문학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무엇이 있나요?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크게 번역, 출판, 교류 교육 이렇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심사를 거쳐 작품을 선정하고 그 작품의 번역을 지원합니다. 해외 출판사와 협업해 해외에서 도서가 출간되면, 출간된 책으로 낭독행사나 작가와의 토론 같은 교류, 마케팅 행사를 진행합니다. 그런 행사는 현지에서 진행하고요. 좋은 번역본이 나오려면 좋은 번역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번역 아카데미를 두어 번역가를 양성하는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외 출판사와 교류하는 일이 많겠네요. 해외 출판사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다양한 출판사를 많이 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각 언어권 담당자들이 주요 국제 도서전에 참가해 다양한 출판사와 미팅을 진행하기도 하고, 유명한 출판사를 국내에 초청해오거나 해외에서 교류 행사를 함께하며 인연을 만들어 나갑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근무환경이나 복지는 어떤가요?
복지 제도 중 좋은 건 반일 근무나 8-5, 9-6, 10-7제 등과 같은 탄력 근무제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 번역원 안에서 식도락 동호회, 책 읽는 동호회 등 다양한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과 마찬가지로 복지 포인트가 있는 점도 좋고요.
근무 분위기도 좋은 편입니다. 문학을 전공한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비슷한 또래에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많고요. 직급과 관계없이 서로를 많이 배려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영문화권팀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요?
저는 영문화권에서 일어나는 번역·출판·교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선정된 문학 작품의 번역본을 만들어줄 좋은 번역가를 선정하는 일, 번역본을 가지고 좋은 출판사와 협업하여 우리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 출간된 텍스트로 현지에서 행사를 벌이는 일 등을 전반적으로 진행하죠. 또, 행사를 진행하며 만난 좋은 출판사나 번역가들을 후에 저희 다른 사업으로 연계하는 일도 합니다. 해외 행사에서 번역가 자질이 있는 학생들을 만나면 번역원 아카데미를 소개하는 것도 그중 하나죠.  

 

다양한 한국문학이 해외에서 출간되고, 한국문학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이 뿌듯한 일 

 

번역은 한국문학번역원 내에서 직접 하나요?
아니요. 공모를 통해 작품을 선정하고 번역본을 선정합니다. 선정된 대상도서를 리스트업하면 번역가들이 지원하고, 외부심사를 거쳐 우수 번역본을 선정하는 방식이죠. 선정된 번역가에게 번역비를 주고, 후에 출판사까지 섭외가 되면 저희가 출판사와 번역가를 매칭시켜줘요. 

 

팀장님이 담당해서 해외에 소개한 도서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꽤 많은 책을 외국에 소개했던 것 같은데 그중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 달키 아카이브 출판사와 함께 출간한 달키 한국문학총서(Dalkey Library of Korean Literature)가 기억에 남아요. 한국 근현대문학 대표 작가 작품 25권을 4년에 거쳐 책을 출간하는 사업이죠. 해외에서 잘된 우리 문학이라고 하면 일반 독자들은 대개 <엄마를 부탁해> 정도를 생각하겠지만, 저희가 지원하는 도서 목록만 봐도 매해 100여 종의 도서가 해외에서 출간되죠. 한 언어권에서 잘된 작품은 다른 언어권에서 연달아 출간 계약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영미권 출간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해요. 그간 작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영미권 독자에 소개되지 않았던 우리 작가들을 골고루 알릴 수 있어서 기뻤어요. 이 사업도 올해면 마무리되는데, 요즘 들어 그 반응을 체감하고 있어요. 시리즈 중 한 권을 읽고는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을 소개해달라는 출판사 문의가 종종 들어오거든요.  

 

많은 한국문학이 해외에 소개된다는 건 그만큼 한국문학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것 같네요.
여기서 일한 기간이 8년도 채 안 되는데 그동안 한국문학이 많이 알려졌다는 걸 체감해요. 해외에 우리 작품을 소개하러 갈 때마다 알려진 작가가 많지 않아서 대화가 힘들었거든요. 요즘은 어떤 외국 출판사와도 뉴요커에 실린 달키에 대한 서평, 아마존에서 출간된 배수아 작가의 <철수>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워요.  

 

한국문학번역원에 근무하며 좋은 점은 무엇이 있나요?
항상 책을 접할 수 있다는 거요! 1층에 번역전문 도서관이 있거든요.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기관의 취지가 맘에 들어요. 우리가 해외의 많은 작품을 알고 있는 건 작품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해외 작품이 많이 번역되어 소개되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반대로 우리 작품이 해외에 번역되어 출간된 비율은 낮은 편이죠. 아직 해외에 소개되지 못한 우리 문학 작품이 많아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그럼 반대로 힘든 점이나 직업병은 무엇인가요?
직업병은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곳에 가면 틀린 글자나 배열이 눈에 잘 띈다는 거. (웃음) 해외에서 행사할 때 실수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약간의 강박이 생긴 것 같아요. 힘든 점은 빠르고 가시적인 성과에 대한 외부의 기대감을 들 수 있겠네요. ‘노벨상은 언제 받나요?’ 같은 질문을 많이 받거든요. ‘몇 년도까지 몇 권 번역, 몇 권 출간’ 같은 지표에 의해 평가를 받기도 하구요. 그런데 번역원에 있어 보니 저희가 하는 일은 한국문학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야 가능한 일이라서 구체적인 목표를 두고 수치화된 과정을 도출해낼 수 없더라고요. 그런데 수치화된 잣대로 기관을 과소평가하는 얘기들이 들릴 땐 조금 안타까워요.

 

 

 

국내 문학과 해외 문학을 두루 접하며 작품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한국문학번역원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문학도 전공했고 컨벤션 경영도 전공했으니까 두 개를 다 살리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책 읽는 걸 좋아했으니까 책을 접하는 일도 하고 싶었고요. 그러다 한국문학번역원 채용공고를 보고 흥미를 느껴 지원하게 됐어요. 

 

한국문학번역원 입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좀 해주세요.
우리 문학을 좋아해야겠지만, 해외 문학도 좋아해야 해요. 우리나라에서 호평받은 작품이 꼭 외국에서도 호평받지는 않거든요. 어떤 국가에서 어떤 작품이 반응이 좋을지, 또 어떤 출판사에서 어떤 작품을 좋아할지를 파악할 수 있는 감이 필요해요. 평소 국내 문학과 해외 문학을 두루 접해보고 세계적인 맥락 속에서 한국문학을 읽을 수 있는 균형감각을 키우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어떤 경험이나 역량이 필요한가요? 제2외국어까지 공부하는 게 좋을까요?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많으면 좋겠지만, 한 가지 언어만 잘해도 언어권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불편은 없어요. 현지에서 행사를 하고 현지 관계자를 자주 만나기 때문에 담당하는 문화권과 친숙한 사람이 필요하죠. 그리고 여러 미팅에 대해 내부적으로나 유관기관에 보고할 일이 많아 오히려 국어 실력이 중요하죠. 따라서 여러 언어를 하기보다는 한 언어와 그 문화권에 정통하고, 우리말 기본기가 있는 분들에게 적합한 곳이에요.

 

 

 

대학생 때로 돌아간다면 더 해보고 싶은 공부가 있나요?
저는 대학 때 문학 관련 수업을 많이 안 들었던 게 후회가 돼요. 어렵다는 생각에 필수 과목만 들었더니 문학이론이나 비평이론을 너무 모르더라고요. 친구들에게는 좋아하는 책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주면 되지만, 해외 출판사에 우리 문학을 소개할 때는 좀 더 전체적인 접근이 필요하잖아요. 국내 문학이든 해외 문학이든 문학비평에 관련된 수업을 조금 더 들을걸 그랬어요 

 

어떤 후배가 들어왔으면 좋겠나요?
요즘은 다들 개인적인 능력은 좋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오히려 할 말이 없어요. 어떤 사람을 원하냐고 묻는다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좋아요. 그런 분들이 다른 직원들과도 잘 어울려서 보기 좋더라고요. 그리고 소신 있게 대안을 제시할 줄 아는 직원이 멋있어 보여요. 이 사업은 이렇게 가는 게 맞다고 길을 제시해주는 직원들이 참 고맙더라고요. 스스로 맡은 사업에 대해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려서요.  

 

이윤영 팀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일이란?
내가 하는 일로 인해 나 말고 단 한 사람이라도 좋은 것이라면 그게 좋은 일 같아요. 그리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도덕성은 지킬 수 있는 일이요. 저는 나름대로 제가 생각하는 좋은 일을 하는 거죠. (웃음) 그게 제가 한국문학번역원에 남아 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