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수업 중에 글로벌 리더십 강의의 `합창`이 기억에 남습니다. 무작위로 구성된 20여명의 팀들에게 교수님이 제시하신 조건은 학기 내에 발표 할 것, 3부 이상의 합창일 것, 단 두 가지였습니다. 다행히 성학과 학우 분이 있어서 자연히 그 분을 중심으로 곡 선정과 연습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성악과 학우분이 생각하는 수준, 취업준비 중인 학우분이 생각하는 연습시간 등등 개개인의 의견이 너무 상이했습니다. 자신이 편한 방식으로 팀을 이끌길 원하는 사람과 의견조차 제시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연습이 제대로 이루어질 턱이 없었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 무작정 연습이 아닌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필요한 것은 지켜야 할 규칙과 그 규칙을 지키려는 팀원들의 노력 그리고 격려와 의견 표출을 담당할 조장이었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이 갖춰지자 연습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기한 내에 발표를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노래 실력은 일취월장하지 못했지만 모두가 함께 부르는 하나의 목소리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합창은 아니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하는 활동은 모두 ‘리더십’과 관련이 있습니다. 좋은 leadership을 가지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followership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followership은 리더가 제시하는 방향을 이해하고 개인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leadership과 같이 followership역시 리더의 조건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leadership을 가진 리더가 좋은 followership을 가지고 있다면 팀원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좋은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leadership만을 가진 리더로 이루어진 조직은 노를 저을 생각은 없이 지시할 생각만을 가진 사공으로 가득 찬 배와 같습니다. 모두가 리더가 되고 싶어하고 리더는 찾는 사회에서 리더가 단순히 조직의 방향을 지시하는 권한을 지닌 사람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고 또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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