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영업, 드넓은 해운업계에서 뛰는 일
전 세계의 물동량 중에서 해상운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90% 내외라고 한다. 작은 생활용품부터 생산을 위한 원자재까지 해운운송을 거치지 않은 것이 거의 없는 셈. 국내 대표적인 해운 기업 한진해운을 찾아 해운 물류와 업계에 대해 들었다.
한진해운 한국지점 아주판매팀 정무훈 대리
정무훈 대리는 한진해운에서 근무한 지 6년 차다. 한진해운 한국지점 아주판매팀에서 해운영업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국가대표 해운 기업, 한진해운
한진해운은 국내 최대의 해운 기업으로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170여 척의 선박으로 전 세계 60여 개 정기 항로를 운영하여, 연간 1억 톤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세계적인 선사다.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적 선사인 대한해운공사와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선사인 Hanjin Container Lines를 모태로 설립된 한진해운은 우리나라 무역의 자립을 향해 첫 바닷길을 열었고, 수출 한국 시대에는 수출 원자재와 상품을 세계로 잇는 교량 역할을 수행했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 60여 개국 5,300여 명의 글로벌 인력을 바탕으로, 세계 주요 항만에 12개의 전용 터미널을 비롯한 160여 개의 해외 조직을 통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한진해운은 고객을 위한 완벽한 서비스를 최우선 가치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중시하고 있다.친환경 첨단 선박 운항은 물론, 물류 서비스의 핵심인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물류 IT 시스템 개발, 국내 최초의 첨단 자동화 터미널 운영 등 한발 앞선 서비스 체제 구축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컨테이너선 도입, 운송 구간별 탄소배출량 계산기 개발, 글로벌 스탠더드의 윤리경영과 투명경영 시스템 구축, 교육용 컨테이너선 운영을 통한 산학협력 등 고객, 투자자, 구성원,관계사는 물론 지역사회와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대표 해운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 한진해운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한진해운은 공급량을 기준으로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1위의 위치에 있으며, 전 세계 해운업체 중에서는 8위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의 주력 시장인 아시아, 미주 지역 간 운송 화물 시장인 태평양 시장에서는 연간 185만 TEU(1TEU는 가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미주 시장 점유율 기준 3위이다.
해운업만의 특성이 있다면 무엇인가?
먼저 해운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원자재 및 수출입 상품의 90% 이상을 운송하며 수출 규모가 선박, 석유 제품, 기계에 이어 4위에 해당할 정도로 수출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다. 또한 50만 톤의 화물을 한 척의 선박으로 옮길 수 있을 정도의 대량 운송이 가능한 반면, 비용은 전체 운송비(동일 화물량 운송비 대비)의 약 1% 정도로 경제적인 산업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자본집약적인 사업이다. 해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선박을 확보해야 하고, 선박 확보 이후에도 경쟁력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대규모 선박 투자가 필요하다. 물론 산업의 특성상 해운 선사의 규모가 곧 시장 지위나 가격 결정력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규모가 큰 업체일수록 규모의 경제 달성이 용이하고 더 많은 노선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경기변동형 산업이라는 점이다. 수출입 업무는 해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환율의 변동에 특히 민감하다. 그리고 원가 구조상 연료비의 비중에 대한 유류비 부담이 커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회사의 손익 변동 폭이 큰 편이다.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한진해운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먼저 우수한 기업문화다. 나도 입사하기 전에는 바다가 주는 느낌과 대규모 산업이라는 점 때문에 해운 회사는 보수적인 이미지라 생각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 회사의 선후배들은 대부분 다양한 해외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 구성원의 50% 정도가 해외 현지 직원인 관계로 국내 기업 특유의 안정적, 인간적인 면모와 외국계 기업의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적절히 융합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해외 근무 기회가 다양하다. 내 동기들도 함부르크, LA롱비치, 말레이시아 포트켈랑, 테헤란 등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해외 근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점을 큰 매력으로 느낄 것이다. 마지막으로 승선 교육이다. 한진해운에 입사하면 직무와 관계없이 모든 신입사원이 승선 교육을 받는다. 국내에서 해외로, 혹은 해외에서 국내로 오는 선박에 탑승하여 앞으로 우리가 담당하게 될 선박과 화물이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움직이는지 직접 승선하여 실제로 경험해보는 것이다. 배라기보다는 빌딩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의 선박에 승선해 해상 직원들과 생활하며 입·출항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물론,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일출과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경험 등은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아주판매팀과 다른 영업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내가 속한 아주판매팀은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남아, 서남아, 중동, 서아프리카까지 가는 화물을 담당하는 팀이다. 서울 한국지점에는 5개 영업팀이 있는데, 아주판매팀 외에 미주판매팀(남아메리카를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 구주판매팀(유럽과 서아프리카 일부),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화물을 판매하는 수입판매팀, 그리고 특수화물판매팀이 있다. 특수화물판매팀은 냉동 컨테이너 혹은 중장비, 원전 설비 같은 특수화물을 전담하는 팀이다.
그 외에도 어떤 부서가 있나? 부서마다 하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해운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선박이 필요하다. 선박이 언제 어디로 가는지 항로를 짜고, 배를 투입할지, 용선할지, 아니면 동맹 선사와 함께 공동운항을 실시할지를 계획하고, 화주와의 협의, 유가 및 항만 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서 운임을 결정하는데, 이러한 조율을 위해 마케팅팀과 긴밀하게 협력한다. 또한 화물을 선적하기 위해 필요한 컨테이너 및 운송 장비를 수급하는 장비팀, 컨테이너가 화물을 싣고 나갈 때 그 화물의 주인을 표시하는 B/L(Bill of Lading)을 작성하는 고객서비스팀도 있다. 그 외에도 선박의 안전 및 스케줄 등 운항 전반에 대한 사항을 담당하는 운항팀과 터미널에서 어떤 화물이 실려야 하는지 로딩 리스트에 따라 컨테이너를 선적하는 운영사무소, 선박제작, 연료 구매 등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자금팀이 있고, 조직 전반에 대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기획, 인사, 총무 기획 등 다양한 부서가 서로 협력해 업무를 수행한다. 영업팀은 고객과 가장 접점에 있는 직무로서 앞서 언급한 많은 부서들의 지원과 협조 덕분에 영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본인은 아주판매팀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현재 담당하고 있는 주요 화주는 코오롱과 SKY FREIGHT 등 포워딩 회사인데, 기본적으로 각 개개인이 담당하고 있는 화주가 다를 뿐 담당하는 화물에 대해 운임을 조절하고 상호 간에 이익이 날 수 있는 다양한 운송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업무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신규 화주 개발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신규 항로를 개발할 경우 화주들을 대상으로 해당항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높은 정시성과 같은 타 선사 대비 우리 회사가 지닌 장점을 강조하고, 해당 화물을 운송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 당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임을 어필해 신규 화주를 유치하는 것이다. 판매팀은 부장부터 사원까지 업무 구분이 없다. 모두 같은 영업 업무를 수행한다. 다만 경험이 많은 부장급이 대관청 업무 또는 팀 내외에서 발생하는 업무를 조율한다.
대학에서는 무엇을 전공했으며, 한진해운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 중에서도 인사와 무역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는데, 사실 해운업은 잘 몰랐다. 그러다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면서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많이 높일 수 있었는데, 다른 기업처럼 복사해서 붙여 넣을 수 있는 입사지원서가 아니었기에 해운산업과 회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그랬지만, 많은 지원자들이 물류관리사 자격증이 취업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물류관리사 자격증이 있다면 물류 쪽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 자격증의 소지 여부가 합격, 불합격을 가늠하는 잣대는 아니다. 그보다는 열린 마음, 적극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진해운의 해운 업무’를 가르치는 학교는 없기 때문에, 업무 지식은 어차피 입사 후에 선배들에게 배울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얼마나 잘 받아들일 수 있고, 나아가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뻔한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를 면접과 자기소개서에 잘 어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또 외국어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기본적인 영어는 할 줄 알아야 한다. 해운업의 특성상 대부분의 업무가 외국과 진행하는 일이 많고, 인원의 50% 정도가 해외 현지 직원이기 때문에 공통 언어가 영어다. 때문에 전사에 영향을 끼치는 공식 문서는 모두 영문으로도 작성된다. 물론 영어 외에 본인에게 필요한 지역의 언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산점이 될 뿐, 자격증처럼 채용을 결정하는 절대 기준은 아니다. 그리고 안전 품질, 해사 기술 등 특정 부서에서는 영어 능력보다 해당 직무에 대한 전공 지식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입사를 위해서 물류관리사나 영어 점수를 올리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전공 공부나 다른 부분들을 준비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해운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운업은 1인당 생산성이 매우 높은 산업으로서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큰 업종이다. 또한 일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운송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사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는 점에서 작게는 고객과 당사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고, 크게는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다만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기변동성산업이기 때문에 그러한 변동성을 대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침착함과 넓은 시야를 가진 지원자라면 해운업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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