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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력, 친화력, 체력이 필요한 직업, 전시 큐레이터

전시 큐레이터 2016.02.15. 조회수 13,440 Tag #큐레이터 #문화역서울284 #전시 #복합문화공간 #공공기관

서울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옛 서울역사가 어느덧 ‘문화역서울 284’ 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지도 어느덧 5년이 흘렀다. 옛 서울역사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공간에서 현대적인 문화체험을 하는 경험은 관객에게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듯한 묘한 경험을 가져다 준다. 문화재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문화역서울284’의 류동현 전시큐레이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문화역서울284? 역사성과 함께 동시대 예술을 구현하는 공간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문화역서울284 예술팀의 류동현 전시 큐레이터입니다. 미술계에서 일한 지는 17년 정도됐지만 문화역서울284에서 근무한 지는 1년 정도 되었습니다.

 

구 서울역사가 멋진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했네요. 이름이 특이한데 왜 284란 숫자가 있죠?
2004년 KTX 개통에 맞추어 신 서울역사가 개관하면서, 구 서울역사의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이후 복합문화기관으로 재편되며 2011년 문화역서울 284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옛 서울역사의 모습을 훼손하지 않는 복원사업과 문화공간사업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284란 숫자는 문화재로 지정된 구 서울역사의 사적번호입니다. ‘문화역서울 284’란 이름도 문화공간과 서울이라는 지역적 의미, 그리고 서울역사의 문화재 사적번호가 결합돼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현재 반 고흐전이 전시 중인데 ‘문화역서울284’는 미술관의 성격이 강한가요?
미술관으로만 정의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도 기차역에서 미술관으로 바뀌며 명성을 쌓은 케이스지만 문화역서울 284는 현재 기차가 지나가기 때문에 미술관으로 짓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개관한 이래 이곳에서는 미술 전시 외에 인디 밴드 공연이나 퍼포먼스, 만화공모전, 교육세미나 등이 열렸습니다. 작년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고요. 미술관이라기 보다는 현대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 정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역사공간이자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라 제약도 있을 것 같은데 큐레이터님이 생각하는 전시 방향은 무엇인가요?
이곳은 문화재 사적이라 벽에 못을 박지 못할 정도로 관리가 철저합니다. 보존이 아닌 전시를 하는데 있어 불편한 요소죠. 하지만 그것을 역으로 이용해 최대한 서울역사의 공간미를 살리고자 합니다. ‘문화역서울 284’의 전시공간은 1500여 평입니다. 국내 미술관이 많지만 사실 이렇게 규모가 큰 곳이 거의 없어요. 또한 이 곳 자체의 건축미 역시 매우 아름답죠. 전시를 위해 공간의 아름다움을 가리는 파티션을 많이 세우고 싶지 않습니다. 이 공간의 역사적인 느낌과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고 그 안에서 동시대적인 예술을 보여주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공간을 하나의 콘셉트로 스토리텔링해 관객들이 이곳에 와서 이야기를 듣고 나간 듯한 느낌으로 전시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라 혹시 공연이나 전시 중 발생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지난해 가을 이곳에서 ‘페스티벌284-미친광장美親狂場’이란 재미난 이름으로 8개국 57개팀이 참여하는 대규모 페스티벌을 진행했습니다. 미술작품 전시는 물론 광장에서도 퍼포먼스나 밴드공연이 있었죠. 좀 씁쓸한 경험이긴 한데, 이 축제를 위해 저희가 서울역 광장에 대한 집회 신고를 미리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단체가 이러한 과정을 무시한 채 과격한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때문에 꽤 고생을 한 경험이 기억에 남네요(웃음).

서울역 광장 앞의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페스티벌에 흥겹게 참여해 주신 점은 문화역서울 284에서 전시 큐레이터로 일하는 데 있어 큰 보람으로 다가왔습니다.
 

 

 
기획력, 친화력, 체력이 필요한 직업, 전시 큐레이터

 

전시 큐레이터가 하는 업무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큐레이터’ 하면 많은 분들이 ‘미술작품을 설명해 주는 사람’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관객들에게 작품 설명을 하는 작업 역시 큐레이터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품설명은 큐레이터의 업무 중 극히 일부분이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큐레이터는 기획단계부터 전시 마무리까지 모든 부분에 관여합니다. 기획단계부터 자료취합을 통해 구체화시키고 작가를 만나 전시 컨셉트를 이야기하고 최종 작가리스트가 정해지면 어떻게 전시장을 꾸밀 것인지 흐름을 기획합니다. 전시장을 꾸미며 목공공사나 장비를 빌리는 일도 함께 하죠. 전시가 오픈 되면 기자간담회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 작품설명을 하며 작품 후 뒷정리까지 하는 것이 큐레이터의 업무이자 제가 하는 일입니다. 

 

전시 큐레이터를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교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했습니다, 이후 ‘월간미술’ 등 미술전문지에서 10여 년간 전문기자로 일을 했지요. 기자로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술전시 큐레이팅을 하게 되고 오래 일하다 보니 주변에서 전시의뢰가 들어왔어요. 기자 외에도 미술관련 출판사에서 기획팀장으로 일하기도 했는데, 미술계에서 10여 년을 훌쩍 넘어 일하다 보니 자연스레 큐레이터로도 일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서울역내 문화공간이라 서울역 소속은 아닐 텐데 현재 큐레이터님의 소속은 어떻게 되시나요?
문화역서울284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KCDF)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문화역서울284에서 근무하는 모든 분들은 KCDF소속의 전문계약직과 정직원분들 이시죠. 참고로 KCDF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기관으로 정책마련연구와 출판, 교육, 전시 및 공적인 디자인문화 발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입니다. 전 KCDF에 문화역서울284의 전시 큐레이터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화역서울284 큐레이터 모집 공고 시 경력 7년 이상 등 자격제한이 꽤 있던데 면접 시 어떤 질문이 나왔나요?
우선 미술전문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셨고 문화역서울 284의 공간이 약 1500평이다 보니 이 넓은 공간을 소화할 수 있는지 자신감도 많이 보셨습니다. 전시를 하는데 있어 제약이 많은 공간이라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지, 이곳에서의 비전은 어떤지 등을 질문하셨습니다.


문화역서울284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며 보람을 느낄 때와 어려움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생각했던 기획이 전시로 잘 구현되었을 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관객들의 반응 또한 좋다면 금상첨화죠. 반면 힘들게 느껴질 때는 역시 체력적인 소모에서 피로감을 느낄 때 입니다. 미술계를 생각하면 우아함을 떠올리시겠지만 물 위에 떠다니는 백조처럼 발은 열심히 갈퀴질을 해야 하니까요. 기한을 맞추기 위해 밤을 새는 것 외에도 전시장 구성을 위해 여러 작업에도 참여해야 하니 체력적인 소모가 큰 편입니다. 또 문화역서울 284의 경우 공공기관이라 정확하고 철저한 것이 장점이지만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점은 단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웃음).

 

 

 

전시 큐레이터의 역량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우선 미술계의 흐름을 알아야겠죠. 미술지식과 함께 동시대 트렌드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 기획력과 작가와의 친화력, 일할 때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시를 만들기 위한 작가와의 소통, 작품과 관객 간의 소통을 위한 노력 또한 크게 필요합니다.

 

큐레이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미술과 관련해서는 책에서 지식을 얻기보다는 직접 미술관을 다니며 경험을 쌓으라 말하고 싶습니다. 미술관을 다녀야 활동하는 작가도 알게 되고 미술 트렌드도 알게 되며, 소위 흐름을 읽게 됩니다. 국내 전시 외에도 해외 미술관을 많이 다니며 작품을 내 눈으로 접할 때 느끼는 벅찬 감동과 충격을 맛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또 고전을 많이 읽으라 조언하고 싶어요. 고전이 고루할 순 있겠지만 인내심도 기를 수 있고 기획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큐레이터님이 생각하는 ‘좋은 일’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잘하던 못하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한다면, 자신의 인생에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겁니다. 즉, `좋아하는 일`이 `좋은 일`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직업사전] 큐레이터 - 업무, 연봉, 전망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객원 취재기자 최원영 76ditto@hanmail.net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객원 취재기자 최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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