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편안하면 몸이 가뿐하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자동차의 성능은 상당 부분 타이어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렇듯 쾌적한 주행환경을 위해 타이어 업계는 분주하게 노력하고 있다. 국내대표 타이어 기업 중 하나인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연구개발 네트워크와 기술역량을 발전시키며 다양한 `최초` 기록을 보유하는 등 글로벌 타이어 기업이다. 더 나은 타이어를 위해노력하는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의 백소영 사원을 만나보았다.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금호타이어 몰드기술개발팀 백소영 사원입니다. 저는 학사 때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석사는 정리계측을 공부했습니다. 기계공학과관련된 학위라 생각하시면 돼요. 입사는 2014년 7월에 했습니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세계적인 타이어 기술력의 산실 

금호타이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금호타이어는 타이어를 생산하는 자동차 타이어 전문 제조업체입니다. 국내본사를 기반으로 해외 9개 판매법인과 13개의 지사, 2개의 사무소를 운영하며, 180여 개국에 연간 18억 달려 이상을 수출하고 있죠. 저는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곳은 슈퍼컴과 최첨단 물리시험 설비, 화학시험 및 기기분석 설비, 특성연구 시험설비 등을 활용해 고부가가치제품 개발 및 핵심기술 연구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몰드기술개발팀에 근무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금호타이어의 연구 직무는 타이어 설계, 검증 관리, 측정 등 다양해요. 제가 속한 몰드 기술 개발팀은 전반적으로 측정에가까운 일입니다. 석사 때 계측 공부를 했는데 계측은 여러 방법과 장치를 이용하여 어떤 사실을 양적으로포착하는 일을 말해요. 측정은 계측에 포함되는 부분인 거죠. 지금까지공부해왔던 일과 관련되어 이 직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시는 건가요?

몰드기술개발팀은 타이어의 외형/내형을 책임지는 일을 해요. 타이어를 만드는 과정을 쉽게 말하면 붕어빵을 만드는 방법과 비슷해요. 붕어빵을만들 때 틀 안에 재료들을 넣어서 완성시키잖아요. 타이어도 마찬가지에요. 금형(Mold)안에 타이어의 재료(그린케이스라고해요)를 넣어 완성시키죠. 붕어빵은 앙금으로 채워졌지만 타이어는구멍이 뚤려 있잖아요? 타이어 안쪽 지지대 역할을 하는 제품을 블래더(Bladder)라고합니다. 저희 팀은 크게 Mold와 Bladder 두 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어요. 저는 그 중에서 블래더파트에서 개발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저희의 업무는 블래더 개발 관련 업무와 타이어 가류공정 관련 업무가 있습니다.먼저 블래더 개발은 블래더를 설계해 협력업체를 통해 생산하고, 블래더 품질 및 생산일정등을 총괄 관리합니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공장에 입고되면, 타이어규격 별로 품질 좋은 타이어가 생산되기 위한 적합한 블래더를 검토 및 선정합니다. 선정된 결과가 적용된그린타이어는 가류공정을 통해 타이어로 생산됩니다. 가류공정은 몰드 안에 그린케이스를 넣고 온도와 압력을가해 타이어 완제품을 완성시키는 공정입니다.

기계공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여자는 드물게 선택하는 전공이잖아요.

기계공학과에 처음부터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부모님께서도 화학공학과에진학하라고 하셨죠. 그렇지만 외워야 할 게 많아서 화학이 싫더라고요(웃음). 물리는 식 몇 개만 외우면 적용해서 풀 수 있잖아요. 그래서 물리를좋아했고 자연스럽게 기계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기계공학과에 진학하니 정말 여자가 없어서 좀 당황했는데, 다행히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어 학교를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어요.

지금 계신 금호타이어 몰드기술개발팀도 남자가 많을 것 같은데. 

맞아요. 기계를 전공한 사람이 많은 회사라 학과 성비를 따라가더라고요. 특히 개발팀은 여자가 더 없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 여자가점점 많이 들어오는 추세입니다. 저희 때도 여자가 많이 들어온 편인데 아래 후배들은 저희보다 여자가더 많이 들어왔다고 하니까요. 여자가 적지만 여자를 위한 복지는 자랑할만해요.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고, 남자동기들도 여자가다니기는 좋은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술개발팀으로서일하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기술개발은 좋은 것을 개발하고 문제를 개선하는 직무잖아요. 완성되었을때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요. 제품이 출시되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어 배로 기쁜 것 같아요. 단점은 문제 개선을 위한해결책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보를 찾으면 다행이지만, 안나올 수 도 있거든요. 이러한 점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힘들다고 볼 수 있죠.    

입사 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희가 직접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서 공장과 협력업체에서 만든 완제품만 보게 되거든요. 완제품만 봤을 때는 타이어의 제조 과정도 모르겠고, 이해가 안 되는내용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신입사원 연수 때 협력업체와 공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요. 신입사원 연수를 그룹사 전체 한달, 금호타이어만 따로 3주정도 집체교육을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직접 방문하는 거죠. 타이어가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니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이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물론 연수 이후에도 출장을 통해 공장과 협력업체를 방문할 기회가 있답니다. 

근무 분위기가 궁금해요.

기술개발이라 흔히들 보수적이라 생각하는데 저희 팀은 자유로워요. 매니징업무가 있으니 전화도 많이 와서 북적북적거리죠. 눈치 보는 일 없이 바로 칼퇴근도 할 수 있어요. (웃음)

독특한 사내문화와 복지가 있다고 들었어요. 

육아휴직, 휴가비 제공 등 다양한 복지가 존재하죠. 중앙연구소의 독특한 복지는 자체 셔틀버스와 휴식과 회복이 가능한 공간이 있다는 점이에요. 중앙연구소가 위치한 곳이 용인이라 출퇴근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데 수원, 강남등으로 셔틀버스가 운영돼요. 자취하는 분들도 많아 자취 하시는 분들이 많은 지역으로 셔틀버스가 가기도하죠. 뿐만 아니라 삼시세끼 식사가 제공돼 저녁까지 먹고 퇴근하는 분들도 많아요. 회사내에 휴게실, 아이디어룸 헬스장이 항상 개방되어 있어서 편하게사용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셔틀버스를 타고 출근해서 아침식사를 하고 나면 9시까지 자기개발시간이 있습니다. 이 시간 동안은 외부 강사가 직접 와서 강의하는 외국어 수업을 들을 수도 있고, 레미제라블, 캣츠 등의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도 즐길수 있어요.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 중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더불어 연구원들의 특허를 권장해요. 연구원들이 특허를 내면 단계에따라 소정의 금액이 제공되죠.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회사에요.

근무해 보니 취업 전 생각했던 것과 다른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교에서 하는 연구는 순수한 연구개발에 가까워요. 연구 자체에 포커스를맞춰 새로운 연구를 진행해나가죠. 이와는 다르게 회사는 기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이 있어반복적이고 현실적인 연구를 해요. 연구의 목적이 다르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하는자세 필요

기술개발직무에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이있을까요?

똑똑하고 창의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끈기라고 생각해요. 보통연구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잖아요. 그런데 기한은 정해져 있고. 그래서초조할 때가 있어요.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주어진 시간 내에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할것 같아요. 

신입(1년차) 연봉 수준은 얼마나 되나요?

신입 3,800만원 정도로 업계에서는 최고 수준입니다.

금호타이어에서 주목하는 기술 동향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최근 친환경이 많이 대두되고 있잖아요. 타이어도 마찬가지에요. 친환경 타이어가 업계의 연구 동향으로 많이 떠오르고 있죠. 특히친환경에 관심이 높은 유럽 시장 니즈에도 부합한다고 보면 되요. 대표적인 제품이 ‘에코윙 ES01’으로, 유럽시장의친환경 선호 특성을 반영한 제품이에요. 친환경 제도에서 국내 타이어 업계 최초로 최고등급인 A/A등급을 획득한 제품입니다. 국내 소비자들도 높은 등급을 받은타이어라면 믿고 쓸 수 있으니까, 유럽 소비자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거죠. 

금호타이어에 입사하기 위한 전략이나 노하우가 있었나요?

스터디 모임을 꼬박꼬박 했어요.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취업스터디, 기업의 면접 스터디 등 말이죠. 공채기간이 되면 자기소개서 작성, 인적성 공부 등 해야할 일은 많은데혼자 있으면 늘어지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스터디 모임을 하게 되면 나태함도 줄고, 여러 정보 교환도 할 수 있죠. 저를 포함한 동기들도 다양한 스터디모임을 이미 경험했더라고요. 

학창 시절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나 강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계공학과였지만 자동차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지능형 자동차 공학’ 이라는 수업을 통해 자동차의 세계에 대해 알게됐어요. 전기 자동차, 자동 주차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등 다양한 것을 배웠죠. 그때부터 자동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관심이 생기니 시야가넓어지더라고요. 자동차 세계는 알고 있던 것보다 매우 흥미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점이 간접적으로금호타이어 입사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아직도 자동차에 대해 마니아만큼 많이 알지는못하는 것 같아요(웃음)

좋은일, 눈에드러나지 않지만 필요한 일

‘좋은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희 팀은 메인 개발을 하는 팀은 아니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곳이에요. 어떤곳이든 개발을 하면 저희 팀을 거쳐 갈 수 밖에 없죠. 세상에는 드러나는 일보다 드러나지 않는 일들이더 많잖아요? 드러나지 않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그들이 삶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금호타이어입사를 꿈꾸는 취업준비생에게 조언 부탁 드려요.

저희 회사는 융합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오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하나만고수하는 것보다 다양한 것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해요. 특히 저희 회사는타이어를 다루는 회사이기 때문에 타이어를 만드는 재료에 대한 이해와 타이어의 작동 원리인 기계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좋아요. 재료에 대한 이해가 높은 상태에서 구조적인 설계를 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 해요. 그렇다고 해서 기계공학과 화학공학을 복수전공하라는 것은 아니에요. 공학을복수전공 하는 것은 벅차니까요. 완벽하게 알지 않더라도 낯선 것을 받아 들일 줄 아는 포용력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