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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의 취업 최전선] 근질근질 증후군 - 올드루키들에게 고하다

잡코리아 2019-09-04 10:35 조회수11,130

 

#1. 중고신입이 조심해야 할 것들

 

이제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시즌이 찾아왔다. 마침 대학교도 개강을 했기에 방학 동안 조용했던 캠퍼스도 활기를 띠며 여기저기에서 취업을 위한 바쁜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다. 어느 기업의 공채가 시작됐다는 대화를 나누고, 언제 취업 특강이 진행된다는 학교 취업지원 센터의 SNS를 받고, 한 번 더 취업포털을 보고, 큰 맘 먹고 자소서 컨설팅을 신청하는 등 막학기에 임하는 고학년들의 취업에 임하는 태도는 특히 남다를 것 같다.

하지만 학교 저 너머에서 조용히 잡코리아의 공채 달력을 주시하는 또 다른 형태의 취준생 집단이 있으니 이번 칼럼은 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다. 신입 지원자이되 신입이 아닌 그들을 ‘경력신입’ 또는 ‘중고신입’, 흔히 ‘올드루키’라고 부른다. 다음의 대화를 조용히 엿들어 들어보자. 물론, 민혁이와 상진이는 가명이다.

 

민혁 : 야. 자소서 잘 써지냐?
상진 : 어. 왔냐?
민혁 : 어디 거야? 우주기업 거네?
상진 : 와. 진짜 미치겠다. 아직 1번도 못 썼는데 벌써 2시간째다.
민혁 : 처음 쓰니까 그렇지. 많이 써봐. 쉬워져.
상진 : 말이 쉽지. 아직 400자다. 이거 800자 언제 다 채우냐?
민혁 : 비켜봐. 어디 보자.. 꿈과 희망을 실현시키겠다.. 야. 이거 지워. 이런 말 싫어해.
상진 : 왜?
민혁 : 기업에 꿈이 어딨고 희망이 어딨냐? 하하
상진 : 역시 취업한 놈이라 달라요. 근데 왜 보자고 한 거야?
민혁 : 나도 이번에 입사지원서 내려구
상진 : 너. 회사 잘 다니잖아. 왜?
민혁 : 좀 안 맞는 것 같아. 비전도 없고.. 나 사실 저번 주에 그만 뒀다.
상진 : 와. 진심 미쳤다. 거기가 연봉이 얼만데. 그 자리 나 줘라. 응?
민혁 : 아닌 건 아닌 거지. 나 들어가자마자 직무 바뀐 거 알지? 그때부터 꼬인 것 같아.
상진 : 그래도 좀 더 참고 다녀보지. 나중에 또 바뀔 수 있잖아?
민혁 : 아니. 우리 기업은 한번 박히면 끝이야. 그리고 회사 분위기도 싫어.
상진 : 너. 작년 하반기에 취업했으니까. 7개월 넘었잖아? 그래도, 1년 채우고 나왔어야지.
민혁 : 어차피 신입으로 지원할 건데 1년 있는다고 뭐가 달라지냐?
상진 : 신입으로 지원한다구? 그럼, 일했던 경험은 자소서에 안 쓸 거야?
민혁 : 미쳤냐? 그걸 안쓰게. 당연히 팍팍 써야지. 내가 바로 니가 무서워해야 하는 ‘올드루키’다 이 말씀이다. 하하

 

시대가 변했다.
5년 전만 하더라도 ‘그깟 1년도 못 버티고 뛰쳐나온 근성 없는 인간’ 취급을 받던 올드루키가 ‘직장 적응기간과 OJT가 필요 없는 실무형 인재’로 새롭게 평가 받는 상황이다. 실제로 잡코리아가 2018년 10월, 직원 수 100명 이상의 기업 304개사 면접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와 같은 ‘올드루키의 경우 경력을 반영하여 우대한다'는 기업이 41.9%나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올드루키의 채용시장 진입은 더욱더 거세질 것 같다. 이어 77%의 기업이 '신입직원 모집에 경력직 지원자가 지원한 적이 있다'고 답했음이 이를 증명한다.

자신이 일하던 기업을 ‘때려치우고’ 다시 신입으로 지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뭔가 좋지 않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남들의 눈에는 아무리 좋게 보여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반드시 있는 법이다. 흔히 말하는 ‘남의 속도 모르고’ 라는 말이다. 좋지 않은 환경을 더 좋게 만들어보려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개선의 의지이고 자기 인생에 적극성을 갖는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이다. 막말로 제 인생 지가 살겠다는데 누가 뭐라 할 것인가? 대한민국 헌법 15조에도 직업선택의 자유가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이미 한 번 취업을 경험했기 때문에 세상 만만하게 보는 시각을 가진 것이 올드루키들의 맹점이자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이건 자신감이라기보다는 어쩌면 경솔함에 더 가까울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세 가지 조언하고자 한다.

 

 

#2.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세 가지 조언

 

첫째, 대화를 해라!
뜻밖에 대부분의 올드루키들이 ‘조용히’ 회사를 그만둔다. 하루아침에 심각한 얼굴을 하고 팀장을 찾아와 일방적으로 퇴사를 통보하고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알았다. 그동안 수고했다’고 반응하는 쿨한 팀장들도 있지만, 그동안 사원의 입장에서 자신이 알 수 없었던 회사의 비전이나 회사가 자신을 어떤 특별한 인재로 평가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던 말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의외로 좋은 회사의 사정이나 평가를 듣고 ‘아차’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미 늦은 거다. 벌써 퇴사라는 말이 자신의 입으로 나왔으니 말을 갑자기 번복하기도 어려운 상황 일 거고, 이미 찍혔다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퇴사를 진행하고야 말 테니까 말이다.

사전에 팀장들과 그리고 인사팀과 대화를 나눠라. 자기 직무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회사의 모순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대화를 나누라는 말이다. 신입이니까 이런 대화는 얼마든지 괜찮다. 그런 대화의 과정에서 내가 다닐만한 진짜 좋은 기업인지, 때려치우고 나가야 하는 불량한 기업이 구분되는 것이다.

 

 

둘째, 그만두지 마라!
취업에 한 번 성공해 봤기 때문에 자신감이 남다를 것이다. 하지만 채용환경이 자신이 취업했던그 몇 개월 전보다 더욱더 안 좋아졌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스스로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판단하겠지만, 나이가 한 살 더 많아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필자가 상담했던 올드루키 중에는 첫 회사를 그만두고 현재 2년째 구직활동을 하며 고생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될 듯 될 듯하다가도 최종적으로 탈락하는 그 스트레스에 요즘은 잠도 안 온다는 하소연을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만두지 마라’라는 것은 퇴근하고 입사지원서를 쓰라는 말이다.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써봐야 안다. 그 결과 합격률이 높으면 높은 대로 전략을 짜면 되고, 합격률이 낮으면 원인을 파악하고 자격증이나 어학 등 자신을 돋보이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다. 올드루키는 최종 면접에서 결국 같은 올드루키와 싸우게 된다. 이때 나만의 경쟁력이 없다면 탈락이다. 즉, 올드루키의 자신감이 나이 많은 사람의 불안감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셋째, 겸손해라!
모든 기업이 무조건 올드루키를 좋아한다는 근거 없는 희망을 갖지 말았으면 좋겠다. 올드루키를 오히려 신입보다 더 깐깐하게 평가한다는 기업이 11.5%나 되며, ‘다른 신입 지원자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기업도 46.6%나 되니까 말이다. 물론 근거는 위에서 말한 잡코리아 조사 자료다.

그래서 올드루키는 겸손해야 한다. 올드루키를 선호하는 기업의 리스트를 정리해서 지원해야 한다. 이는 인터넷으로 조금만 취업 후기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 어학 성적표의 유효기간이 아직 남아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채용 트렌드가 어떻게 바뀐건지 취업특강이라도 들어보고 자소서 컨설팅도 받으며 하나하나 체크해야 한다. 특히, 자기소개서는 시간이 지나서 읽어보면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이 보일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적성 검사에 대한 준비가 시급하다. 문제풀이는 일종의 감각이기에 오랜 시간 손 놓고 있었다면 그 감각이 분명히 무뎌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면 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닌 꼼꼼하게 확인하고 체크하는 실전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제발 면접장에서 겸손하기 바란다. 신입으로 지원했다면 면접관 눈에는 신입인 거다. 실제로 업무 현장에서 경험했던 일이나 아는 지식을 감추라는 말이 아니고, 부풀리지 말라는 거다. 이것 때문에 정말 많은 올드루키들이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다.

이제 해야 할 말 다한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신중해야 한다. 조금 더 유리한 조건을 가진 자는 그 유리함을 경쟁력으로 만들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 ㅣ 김치성

 

필자 약력
現) 제닉스 취업 솔루션 대표 컨설턴트
現)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이사
現) 한양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겸임교수
現) KT&G 상상유니브 면접 파트 전임교수
前) 한국직업방송 ‘공채를 잡아라’ 면접 파트 전문 컨설턴트
前) EBS ‘실전취업가이드’ 면접 파트 전문 컨설턴트
前) ADECCO GROUP KOREA LEEHECHTHARRISON. Career Management Consultant
* 저서 : 면접 해부학(도서출판 황금고래), 취업의 조건(공저, 도서출판 피플트리), 취업 99도(공저, 도서출판 푸른영토), 알쓸취잡(공저, 도서출판 푸른영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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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의 취업 최전선]은 격주 화요일에 찾아옵니다.

잡코리아 김혜란 에디터 hyeran6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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