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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취업기] 한국, 너라는 존재

잡코리아 2019-04-19 15:53 조회수5,203

엄마, 나 캐나다에 조금만 있다가 한국 가도 돼?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떠난 캐나다 핼리팩스로의 어학연수. 큰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꼭 가고 싶었던 캐나다에 도착한 뒤 며칠 동안 계속 울기만 했다.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과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 복합적으로 쌓인 탓에 매일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눈물을 참았던 것이 캐나다에서의 첫 기억이다. 그러나 사람의 적응력은 무시 못한다고, 캐나다 생활에 익숙해져 1년간 영어공부는 물론 테솔 자격증을 따고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소중한 순간들을 남긴 뒤 당당히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 다시 왔을 땐 정말 기뻤지만 힘든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좋은 기억이 가득했던(물론 미화된 부분이 있지만) 캐나다가 너무 그리워져 다시 돌아왔고, 어느새 2년이 지났다. 두 번째 캐나다 방문이었지만 그때도 며칠간 허한 마음이 이어졌다. 하지만 예전처럼 우울함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바빠진 덕분에 크게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그렇게 캐나다에서 취업해 바쁘게 살아오다 얼마 전, 휴가 차 한국에 다녀왔다. 짧은 일정으로 계획한 휴가라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보내고 틈나는 시간에 잠깐 친구들을 보게 되었다. 결혼 준비로 바쁜 친구와 결혼을 원하는 친구들, 또 그 친구들이 들려주는 결혼한 친구들. 어느새 친구들의 관심사가 ‘결혼’이 되어버린 나이가 될 만큼 시간이 흘렀다.

즐거운 한국에서의 휴가를 보내고 캐나다로 다시 온 날, 텅 빈 방으로 들어오니 서러움이 북받쳤다. 자유롭고 내 공간이 생겼다고 좋아하며 와인이랑 잔을 진열하고 방을 꾸미면서 즐거워하던 때도 분명 있었는데, 한국에 다녀오니 요즘 말로 ‘현타(?)’가 온 듯 내 고향, 내 집이 그리워졌다.

 

 

떨어져 지내다 보면 다시 깨닫게 되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

 

한국은 내게 그런 존재였다. 너무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잊고 지낸, 멀리 떨어져 살게 된 지금에서야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분명 캐나다는 행복한 순간이 가득한 공간인데, 이렇게 ‘향수병’이 찾아오면 어쩔 수 없나 보다. 토론토는 눈이 왜 이렇게 많이 오는지, 길이 왜 이렇게 미끄러운지, 버스나 지하철은 왜 이렇게 공사나 지연이 많은지 등등 캐나다에 대한 좋지 않은 모습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반대로 한국의 좋은 점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최고 수준의 대중교통 시스템과 초고속 인터넷, 늦게까지 운영하는 수많은 가게들과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문화와 음식까지. 무엇보다 가족이 한국에 있다는 점이다. 항상 내 편이 되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곁에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하다. 가족들과 집 앞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수다 떨고, 터무니 없는 개그에 빵 터지는 사소한 일상들이 너무 소중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엄마가 해주는 밥과 빨래는 최고의 메리트.

캐나다에서, 아니 외국에서 살다 보면 향수병이 종종 찾아오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외국에 살다 보면 가족들이 다 같이 이민을 왔거나, 어릴 때부터 태어나 자라지 않은 이상 가족들은 한국에 있는 경우가 많고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거나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기에 향수병이나 외로움은 꼭 한 번씩 찾아오는 것 같다.

 

 

아무리 주변 환경이 좋아도

진정 마음을 나눌 사람이 곁에 없다면 그곳이 천국일까요?

 

다행히 캐나다로 돌아와 새로운 이벤트 준비로 바빠진 덕분에 일상에 다시 잘 적응했다. 캐나다의 맑은 하늘을 보며 출근을 하고 워라밸이 보장되는 평화로운 직장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지금 이 순간을 긍정적인 자세로 최선을 다해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무엇보다 2019년에는 오피스에 있는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고 주 4회 이상 가는 것을 실현 중이다. 몸과 마음이 맑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올해 목표 중 하나다. 또 향수병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이기도 하다.

향수병이 찾아오면 내 마음을 인정하고 현재 내게 주어진 ‘일’과 ‘목표’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다 보면 시간이 약이라고 또 일상에 적응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내게는 언제라도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필자제니


작가 소개
- 캐나다에서 이벤트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中

- 브런치 작가 활동

 

’캐나다 취업기’ 시리즈는 격주로 발행됩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잡코리아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노창완 에디터 ncw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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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V_27745*** 2019-04-25

    너무 좋네요 저도 겪고 관찰한 바들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감사합니다 답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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