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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2016-01-07 11:10 조회수915

쓸모없는 얼음 땅이 1조 달러의 가치가 되다?

 

19세기 말, 크림전쟁(1853~1856)에서 영국, 프랑스 중심 연합군에 패배한 제정 러시아는 전쟁 패배의 배상금으로 지금의 알래스카 땅을 빼앗길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자 재빠르게 약 720만 달러에 알래스카 땅을 미국에 팔아버린다.이 일로 제정 러시아 알렉산드로 2세와 에두아르트 스테클 공사는 국민의 칭송을 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미국의 앤드류 존슨 대통령은 쓸모없는 얼음 땅을 샀다는 국민적 원망을 받아 탄핵 위기에 놓이고 협상의 실무자인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William H. Seward, 1801~1867)는 이 일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30년 후 알래스카 유콘강에서 금광이 발견되고, 1971년 프로드만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되면서 쓸모없던 얼음 땅은 오늘날 1조 달러의 가치를 지닌 보물이 됐다. 현재 알래스카에는 슈어드(Seward) 거리가 있을 정도로 그의 업적을 칭송하고 있으며, “Seward’s Folly”란 관용어는 “당시에 알아주는 사람이 없지만 훗날에 높이 재평가된다”라는 말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공과 직업을 선택할 때 소위 현재 잘나가는 일을 할지, 훗날에 알아줄 일을 할지는 전적으로 본인이 선택할 몫이다. 또는 다른 가치관을 기준으로 미래의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스스로의 권리다. 하지만 정신없이 빠르게 달려가야 하는 세상에서 소신대로 자신의 전공과 일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고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실제로 대학 진학생들 중 상당수가 이공계를 기피한다. 근거 없는 것이라 주장하고 싶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피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공계 대학생들은 졸업해도 취업이 힘들다. 둘째, 어렵게 취직해도 연봉이 매우 적다. 셋째, 임금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회적, 국가적 냉대가 심하다. 즉, 아무도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 넷째, 직장에서 은퇴도 빠르다.아마도 이러한 인식이 이공계를 더욱 기피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불러온 과학 후진국 타이틀

 

현재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책임진 국가 R&D 사업의 규모는 2014년 기준으로 17조 7,358억 원이다. 창조경제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창업, 중소/중견기업 역량 강화, 정보통신(ICT), 소프트웨어(SW) 융합 분야, 신산업/신시장 개척을 위한 분야 등의 R&D에 5조 이상을 지원하였고 기초연구 투자 비중은 약 37% 수준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노벨상 수상자의 단순 비교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최다의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 정부 주도의 기초연구 지원과 민간 업체와 비영리·민간 재단에서 기초과학에 폭넓게 투자해 많은 수상자를 배출했다. 한 예로, 정보기술(IT) 분야 Bell 연구소는 트랜지스터 개발 등으로 8명이 노벨 과학상을 수상했고, IBM에서는 초전도 현상을 발견한 과학자 5명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민간 재단인 록펠러 재단에서 연구 지원을 받아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는 57명이나 된다. 우리의 옆 나라 일본의 경우, 메이지 유신 때인 19세기 후반부터 기초과학을 육성해왔다. 1920년대부터 해외에 과학자들을 보냈으며 특히 일본 ‘현대 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나시나 요시오 박사는 해외 유명 과학자를 일본에 여러 번 초청하는 등후학 양성에 매진해 유가와 히데키(194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 도모나가 신이치로(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를 길러냈다. 미국과 일본의 기초과학 투자 역사와 비교해보면 한국은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가 기초과학연구진흥법을 제정해 기초과학 분야에 투자한지 이제 겨우 25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과 비교해봤을 때 60년 정도 뒤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노벨과학상 수상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올해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 예측 후보에 유룡 교수(KAIST)가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는 바이오산업

 

분야상대적으로 척박한 연구/산업 환경에서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것이 바이오산업이다. 바이오산업은 ‘Bio(생물학)’와 ‘Technology(기술, 산업)’의 합성어로 건강, 식량, 에너지 등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으며 정부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Biotech’에 대한 연구개발은 의약 부문에서 가장 활발하며, 점차 농업을 거쳐 다른 산업으로 나아가는 추세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바이오 산업계의 종사 인력은 2012년 기준으로 연구 (11,284명), 생산(11,924명), 영업/관리(14,570명) 인력을 포함하여 총 37,778명이며 이 중 연구, 생산 인력의 경우 박사(7.0%), 석사(25.9%), 학사(31.1%)로 고학력자 비중(64.0%)이 높다. 생산 규모를 보면 바이오 식품(40.3%)과 바이오 의약(38.1%)이 전체의 약 78.4%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 증가율로는 바이

오 화학(17.4%)과 바이오 식품(10.6%)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바이오기술 중 원천기술을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몇몇 핵심 기술들을 활용하여 바이오제품의 산업화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삼성, SK, LG, 한화 등 10대 대기업이 바이오 제약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야심 찬 투자에 나섰다. 특히 삼성그룹은 차세대 주력 5대 신성장 사업 가운데 바이오산업을 공식적으로 포함시켜 놓았고, 2020년까지 바이오 의약품으로 연간 1조 8,0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총 매출의 20% 정도인 750억 원을 R&D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8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고, 항암·통풍·심근경색 치료제 등 신약 개발과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케미칼도 세포 배양 백신과 바이오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군중심리에서 벗어나라  

 

필자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유전공학과가 갑자기 인기 학과로 두각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현재 모든 대학에서 사라져 버렸듯이 어쩌면 인기학과, 인기업종은 시대와 역사의 흐름 속에 끊임없이 바뀌고 변화하는 패러다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유행과 시대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정보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기의 결정과 판단이 더욱더 중요한 시대가 되어버렸다.최근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 중 하나는 남의 시선과 평가를 자기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다고 판단해서 어떤 것을 선택해도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싸늘하고 자기의 선택이 저평가받는다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힘들어도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면 내가 선택한 것이 좋다고 생각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자기의 의견과 판단보다 다수의편에 서 있기를 편애하는 분위기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성향이 아닌가 싶다. 21세기는 삶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개성의 시대다. 하지만 자신의 개성대로 충실히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런 면에서 춘추전국시대 맹자와 양혜왕과의 만남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2,500년이나 지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행복의 조건으로 이익(성공)만을 우선시하는 세상의 가치를 논하던 양혜왕에게 맹자는 仁(인)과 義(의)를 강조하며 仁으로 또는 義로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삶의 다양성을 제시한다. 우리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에 대하여 머쓱해하면서도 많은 사람과 내 가치관이 같은 것에 대해서는 불편해하지 않는 모순을 가지고 개성의 시대의 정점인 21세기를 살아간다. 어쩜 우린 자기주도적 판단과 생각 없이 다수의 선택에 서 있기를 바라는 군중심리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스탠포드 대학에서의 스티브 잡스 연설 중 “You r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인생은 짧은데 왜 남을 따라 사는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문구다.  

 

주도적 선택만이 후회를 줄일 수 있어

 

필자가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중 경험한 일화가 생각난다. 종합과정 시험을 치를 당시 교수 한 분이 종이를 손톱만큼 찢고는 여기에 박테리아가 몇 마리 사는지 맞추라는 질문을 했고, 곧이어 화분의 흙을 조금 집더니 이 흙의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는 두 번째 질문을 냈다. 두 질문은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그리고 교과서를 암기한 지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기발한 질문들이었다.그리고 지금도 미국 박사과정 시 필자의 지도교수가 “한국학생들은 시키는 것은 잘하지만 창조적 발상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귀에서 떠나지 않는다.이공계 분야에서 20여 년 일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바이오분야와 이공계의 직업에 대한 미래를 예견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기주도형으로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후회를 최소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어떤 선택을 하든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가 있기 마련이다. 프로스트가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에서 고백하듯 우리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기가 선택한 길이 아름다운 길이라는 시인의 확신처럼 우리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의 대사로 유명해진 “Carpe Diem(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은 호라시우스의 라틴어 시 한 구절로,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의 존재를 아주 잘 표현했다. 현재만을 위한 현재의 충실은 미래 없는 현세적 쾌락주의로 빠지기 쉽다. 그러나 미래가 있는 현재의 충실한 삶은 보다 의미 있게 살 수 있는 만족을 제공한다. 선택이란 미래를 위한 현재의 최선이다.

 

 

최재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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