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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실천 기업] KT

잡코리아 2017-02-03 03:59 조회수2,384

 

 

육아휴직 후 복직률 99%…“승진·임금에 불이익 없죠”

男 18년ㆍ女16년 근속연수 비슷…육아휴직자 ‘4분의 1’이 아빠

 

KT는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문화가 기업의 오래된 역사만큼 잘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1990년대부터 이미 성별이 일하는 것에 영향을 주지 않는 문화가 정착돼 왔고 이는 여성 직원들의 근속연수(16년)나 남성 직원들의 근속연수(18년)가 비슷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여성 임원 비중도 상장기업 가운데 2위로 상무급 이상 임원 가운데 6명이 여성이다.

 

이원준 KT 인재경영실 상무는 “여성과 남성의 근속 연수가 비슷하다는 것은 그만큼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없다는 얘기죠.”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여성들만 일ㆍ가정 양립을 위해 육아휴직 등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쓸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정착돼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아이는 엄마가 돌보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일종의 사회적 편견, 그리고 생물학적인 이유로 대개 육아휴직은 여성이 쓰게 된다. 그러나 KT는 다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23%, 약 4분의 1이나 된다. 그럴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육아휴직을 최대 2년간 할 수 있는데다 휴직 기간동안 인사고과는 평균점 이상(상위 40% 수준)을 받아 승진이나 임금인상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 육아휴직 후 복직하면 원래 근무하던 부서에 재배치되도록 한다. 이원준 상무는 “그래서 우리 회사는 육아휴직 후 거의 복직한다.”고 밝혔다. 2015년 육아휴직 복직율(복직 후 12개월 이상 근무율)은 99%에 달한다.

 

2년의 휴직만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채울 제도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육아휴직 외에도 리프레시 휴직, 가족돌봄 휴직, 안식년 휴가제(장기근속자 대상) 등을 협의를 통해 활용할 수 있으며, 육아기에는 출퇴근 시간을 본인에 맞게 조정하는 코어타임 근무제도 이용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의 특성도 십분 살렸다. 전국 8곳의 어린이집에 설치된 ‘홈캠’을 통해 부모는 자신의 PC나 휴대폰으로 아이가 배우고 먹고 노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강수영 SOIP 기술지원팀 과장은 첫째와 둘째 모두 직장 내 어린이집에서 키웠다. 오히려 첫째가 학교에 들어간 올해가 더 힘들다고 할 정도로 어린이집 만족도가 높았다. 강수영 과장은 “만 1세부터 맡길 수 있고 프로그램이 잘 돼 있어 학원에 따로 보내지 않아도 됐다.”면서 “아이가 아파도 바로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돌아와 같은 건물에 있는 어린이집에 맡기고 업무를 볼 수도 있고, 아이의 상태도 확인이 가능하니 좋았다.”라고 했다.

 

출퇴근 장소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다. 집에서 가까운 스마트워킹센터를 선택해 일하거나 이동하면서 근무할 수도 있다.

 

올해부터는 상사 눈치보느라 휴일에도 근무해야 했던 문화도 과감히 바꾸기로 했다. 오히려 휴일근무를 할 경우 사전에 상세한 내용을 보고해 승인받아야 한다. 일의 효율성도 살리고 가정도 돌보자는 차원에서였는데, 처음엔 어색해하던 직원들이 많이 적응해가고 있다 한다.

 

“양성평등 문화 정착…여성관리자 목표치 필요없어”
인재경영실 이원준 상무 인터뷰


“저희는 일찍부터 생애주기별 맞춤형 휴직제도를 두어 남성이든 여성이든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에 어렵지 않은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애써 왔습니다. 단순히 육아휴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에 지쳤을 경우에 쓸 수 있는 리프레시 휴직,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아프거나 할 경우 가족돌봄 휴직 등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남성ㆍ여성 직원을 가르는 분위기가 없기 때문에 지난 3월2일 유치원이나 학교 입학식이 일제히 치러진 날에는 남성 직원들도 눈치 안 보고 많이들 휴가를 내고 아이를 보러 가더군요.” 이원준 KT 인재경영실 상무의 얘기다.


민영화 이전에는 공기업이었고 통신 시장에서 안정적 성장을 할 수 있었던 큰 기업이라는 점도 도움이 됐겠지만, 이후에도 노사간 협의를 통해 직원들이 일에만 치이지 않고 가정을 중시할 수 있는, 남성과 여성이 차별되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데 애써왔고 그것을 상당히 정교하게 제도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여성들의 어려운 관문, 즉 출산과 육아를 잘 넘어가도록 지원하기만 해도 경력단절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는 굳이 여성 관리자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남녀 차별이 거의 없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이원준 상무는 강조한다.

 

이 상무는 “신입사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40%에 달하고 있습니다. 입사 후에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멘토-멘티제를 시행합니다. 여성들이 약자, 소수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부장급 이상 여성들 100여명이 모이는 여성 리더 모임도 자율적으로 꾸려지고 있어 회사에서 여성들의 네트워킹이나 교육을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여성 재취업을 돕기 위해 정부가 제안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예상보다 별로 만들지 않았다. 상품을 소개하거나 하는 텔레 마케터들도 6개월 근무 이후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이주민 여성들의 일자리 찾기를 돕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프로그램과 공간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특히 이주민 여성들이 IT 자격증을 취득한 것만도 1400명, 취업에 성공한 경우도 860명에 달한다. 전국 21개 KT 지사 내에는 유휴공간을 활용한 아동 교육공간 꿈품센터도 구축돼 있다.

 

이 상무는 “이 밖에도 은퇴자를 대상으로 IT 서포터즈를 구성해 정보소외계층에 대한 IT 지식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72%에 이른다.”고 밝혔다. 취업에서부터 성장, 은퇴 이후의 삶까지 여성에게 있어 KT라는 울타리는 이렇게 꽤 탄탄했다.

 

‘육아휴직’ 아빠가 말한다
아들 둘과 부대낀 만큼 추억주머니는 무거워져

 

저는 사랑하는 말썽꾸러기 두 아들의 아버지입니다. 맞벌이를 하면서 가까이 사시는 부모님께 아이들 육아를 맡기고 직장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님께서 갑작스럽게 다리에 이상이 생기셔서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워 아내도 저도 방향을 못 잡고 있었습니다. 특히 아내 회사는 작은 규모의 회사라 육아휴직은 생각할 엄두도 못냈고, 저도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속으로만 끙끙 거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점점 아버님의 수술 날은 다가왔고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팀장님께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제 상황을 말씀드리니 팀장께서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으시면서 가족돌봄 휴직’부터 ‘육아휴직’까지 회사 제도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상담이 끝난 후 저는 1년 간의 육아휴직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 있게 되면서 처음에는 두 아들과 서로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엄마 어디갔어?”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아빠를 찾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내가 아빤데 정말 잘 해야겠구나라는 생각과 서운한 마음이 크더라구요. 또 집에서 살림하고 애들 키우면 편하고 재미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아침에 아이들 깨워서 씻기고 밥먹여서 유치원 보내는 일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인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셋 만의 추억여행, 놀이동산 가기 등 같이 행동하고 다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빠와 아이들의 추억주머니는 무거워졌습니다. 휴직 기간에도 팀 회식이나 주요 미팅 때 늘 불러주신 팀장님, 바뀐 정보나 상황을 알려주고 연락해주는 팀원들 덕분에 복직 후 적응 잘 했구요, 8개월이 지난 지금 회사에 감사하며 잘 다니고 있습니다.


 

 

김윤경 기자  s914@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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