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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은행원의 재테크] 신입사원이 명심해야 할 재테크 노하우

잡코리아 2020-07-31 00:00 조회수6,096

   

 

 

나에게는 3억 원이 있고 매년 7천만 원의 잉여현금흐름이 발생한다. 일정 수준의 금융상식만 가지고 있다면 보유한 자금이 손실에 대해 가지는 내성은 화강암 덩어리만큼이나 단단하다. 반면 필자가 가진 돈에 비하면 은행, 보험사, 펀드, 연기금의 자금 손실 내성도는 막 구워진 마카롱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생각할 때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며 외인에게 뜯어 먹히고 있다는 뉴스는 존재할 수 없다. 만약 각각의 개인투자자가 적정 수준의 금융상식이 있고 검소한 삶을 살면서 구축한 잉여현금흐름으로 주식시장에 투자했다면 말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자신들이 만든 투자의사결정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피를 토하며 뱉는 매물을 헐값에 받아내는 것은 대다수의 개인투자자여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 반대다.

 

개인투자자라면 ‘이것’을 명심하자

 

이것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앞서 말한 적정 수준의 금융상식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이다.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정보와 광고를 구분하지 못하니까.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이런 현실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더 강력하게 현실을 설명하는 것은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썩은 생크림 케이크보다도 손실 내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상당수가 신용대출이나 마진거래를 활용한다. 당연하게도 빚으로 조달된 자금은 장기투자로 이어지지 못한다. 대부분의 투자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린 다음 빚을 청산하고 남은 돈으로 마시멜로를 사 먹는 것을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경우 충분한 수준의 분산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며 필연적으로 변동성이 높은 종목으로의 몰빵 투자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의 투자가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설사 빚으로 조달되지 않은 돈으로 투자를 한다고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는 자금은 머지않은 미래에 결혼자금으로 자녀 교육비로 주택구입자금으로 노후자금으로 반드시 사용되어야 할 자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명목적인 부채가 존재하지 않을지 몰라도 이렇게 미래에 거의 확정적으로 예상되는 지출은 부채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그리고 이런 돈으로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인투자자가 투자의 신으로 떠받드는 그 누구가 온다고 해도 이런 돈으로 초과수익 달성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절제하고 절약하고 저축해서 만들어낸 돈은 다르다. 이 돈은 금액 자체는 작을지 몰라도 강도라는 측면에서는 다른 그 어떤 자금들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돈이 극도의 강성을 가지는 것은 돈이 없어도 그만일 경우다. 이런 돈으로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손실에 대하여 극도로 강한 내성을 가지게 된다. 다른 모든 경제 주체가 피를 토하며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손절매를 해야 하는 순간 더 버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잉여현금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런 순간 오히려 더 추가 매입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단기적인 손실에 초연하게 20년, 30년 어쩌면 50년 단위의 투자기간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는 경제주체는 사실상 개인투자자 외에 존재하지 않는다. 기관투자자란 궁극적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소유된 주체에 불과하며 필연적으로 배당과 청산, 환매라는 의무에 매여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검소함은 초보자들의 마지막 한풀이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블랙스완이라는 책에서 장기투자가 어떻게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지 직관적인 예로 보여준다.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루어질 때 손실 가능성은 급속도로 0에 수렴한다.

장기 투자는 위험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그리고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주식시장은 단기적인 손실을 감내하며 장기적으로 자본을 제공한 주체에 보상한다. 이것을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단기적인 불확실성과 손실을 견뎌준 투자자에게 주식시장은 장기적인 안정성과 수익을 함께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이것이 작동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것을 해줄 수 있는 개체가 희소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희소성에 돈을 지불한다. 그러므로 사실상 개인투자자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투자 차별화 요소는 조달에 있다. 절제와 절약 그리고 저축에 있다.

그러므로 검소해야 한다. 검소하게 살면서 잉여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화강암만큼이나 손실 내성이 강한 자금을 만들 수 있다. 그 자금으로 투자할 때 그를 이길 수 있는 상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내가 키 185&빨래판 복근을 가지고 있으면 지구란 얼마나 멋진 곳이 될지. 잉여현금흐름으로 투자한다는 것은 이런 185&빨래판이란 피지컬 조건을 가진 채 세상에 나서는 것과 같다. 하지만 다시 태어난다 해도 185&빨래판을 가지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잉여현금흐름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생각한다. 투자에서만큼은 지지 않겠다고. 잉여현금흐름으로 투자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일종의 한풀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대여, 오징어를 닮아 한이 많다면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부모가 준 신체는 아무리 오징어를 닮았다고 할지라도 바꿀 수가 없다. 그러나 검소하게 살면 잉여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고, 잉여현금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금융시장에서 온갖 호구 짓을 하는 동안 차곡차곡 수익률을 쌓아서 다보탑을 쌓을 수 있다. 탑을 쌓는 거다. 최종적으로 승자를 가르는 것은 마지막에 누가 더 높은 탑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불변의 법칙이며 오징어들의 최후의 희망이기도 하다.

검소한 삶은 그 자체로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을 만들 수 있다. 장수한다면 언젠가 검소함의 힘으로 그동안의 한을 풀 수 있을 것이란 뜻이다. 다행히도 방법만 제대로 알고 있다면 검소함이란 그 어떤 재능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능에 속한다. 금융시스템이란 것도 사실상 지구인이 만들어낸 조악한 시스템이다 보니 작동원리만 어느 정도 이해하면 여기서 호구 짓을 하지 않고 착실하게 지구를 정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풀이가 필요하다면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필자 ㅣ  B형 은행원

필자 약력

- 36세 은행원, CFA, 여신심사역, 외환전문역
- <부자들은 모두 은행에서 출발한다> 저자
- 은행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과 모이지 않는 돈으로 고민하는 직장인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B형 은행원이 들려주는 재테크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브런치유튜브, 네이버 블로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컨설턴트 활용법] 시리즈는 금요일에 찾아옵니다.
외부필자의 원고는 잡코리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잡코리아 이영주 에디터 lkku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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