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구시장이 커지며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리바트는 신규브랜드 론칭, 대형전시장 오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기업과 소비자간(B2C) 거래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주)현대리바트의 가구색을 대표하는 상품개발팀 가구디자이너인 김아리나, 임종훈 대리를 만나 가구디자이너 직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내추럴과 모던함, 리바트가 지향하는 디자인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김아리나 안녕하세요. ㈜현대리바트 상품개발팀에서 소파 개발을 맡고 있는 김아리나 대리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이 독특하다고들 하시는데 아리나는 ‘아름다운 비단’이라는 순우리말이에요.
임종훈 안녕하세요. 김아리나 대리와 입사동기인 경력5년차로 상품개발팀에서 식탁개발을 주로 맡고 있는 임종훈대리입니다.

현대리바트는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 주세요.
임종훈 ㈜현대리바트는 현대종합목재에서 시작한 종합가구회사로 ㈜리바트에서 2012년 현대백화점 계열사로 편입되었어요. B2C 부문으로 가정용, 주방용, 키즈가구를, B2B 부문으로는 특판용 빌트인가구, 사무용가구 및 선박가구까지 모든 종류의 가구를 다루는 종합가구회사입니다.

상품개발팀에서의 가구 디자이너 업무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김아리나 디자이너라 해서 디자인만 하진 않아요. 동종사 분석, 시장 인테리어 트렌드 분석 등을 거쳐 개발라인업을 잡은 후 상품개발을 하고 품평을 거쳐 출시를 하는데 그 과정도 개발팀 외 물류나 배송, 기술표준팀 및 견적팀 등 각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준비를 해요. 물론 출시 후 소비자 반응을 보고 문제점이나 요청사항 등에 바로 피드백을 하는 것도 저희 일입니다.
임종훈 학창시절에는 상품디자인만 하고 넘기면 디자이너 역할은 끝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디자이너가 되니 초기개발부터 상품출시까지 상품개발자가 주도적으로 맡게 되더군요. 저는 식탁개발을 맡다 보니 수입업무, 즉 무역업무가 많아요. 주로 소파는 중국, 식탁은 동남아에서 생산을 해 OEM으로 들여오거나 이탈리아나 독일 등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들여오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디자인은 물론 무역업무도 하게 됩니다.

가구시장에 있어 이케아의 존재를 무시하긴 힘들 것 같은데 혹시 이케아의 한국진출 이후 리바트 디자인의 변화가 있었나요?
김아리나 아무래도 이케아 진출로 가구시장이 커지고 이 분야에 관심이 높아진 부분이 있죠. 리바트도 이케아 진출 이전에는 메인 타깃이 신혼에 있었다면 이케아의 진출로 싱글 라이프가 부각되면서 저희도 싱글 타깃을 조금 더 부각시켜 이즈마인 채널을 통해 싱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어요.
임종훈 사실 리바트 역시 이케아의 한국 진출 이전부터 패브릭 소파 등 싱글 타깃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었어요. 리바트의 강점이라면 이케아가 대부분 조립상품이라면 저희는 조립이 아닌 완성품으로 나가되 물류나 배송비를 최소화하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대리바트가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은 무엇일까요?
임종훈 저희는 대중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누구나 좋아할 만한 트렌드를 지향하지만 유행을 좇진 않아요. 북유럽스타일이 유행한다고 맹목적으로 유행을 따르면 금방 외면당하기 쉽기 때문이죠. 이미 북유럽스타일 역시 개발자들에게는 포화상태기도 하고요. 요즘 저희가 지향하는 스타일은 자연스러움과 모던함이에요. 색상도 그레이 컬러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그레이는 주변사물과 쉽게 조화를 이루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색이라 특히 젊은 신혼부부에게 어필할 것이라 생각해요.   
김아리나 현대리바트는 친환경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목재 역시 친환경 목재보드를 사용하고 있어요. 2014년 업계 최초로 가정용 가구 전제품에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가장 적은 E0보드 100% 사용을 목표로 ‘유해물질 제로경영’을 도입했고요. 이 같은 친환경 E0보드 사용량은 2위 업체와 비교했을 때 약 40%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하네요. 연간 10만㎥ 이상의 E0보드를 사용한 것도 국내가구업계에서 최초였다고 해요.

상품개발팀 가구디자이너의 하루 일과는 어떤지 말씀해주세요
김아리나 상품개발을 하는 저희는 시즌별로 일과나 일정이 매우 달라요. 요즘은 상품개발 초기 단계라 시장조사 단계에 있어요. 개발하고자 하는 타깃에 필요한 자료를 작성하고 어떤 컨셉으로 어떤 디자인을 할 지 방향을 잡고 있는 단계죠. 컴퓨터로 인테리어 트렌드 조사나 LG하우시스, KCC 등에서 주최하는 트렌드 세미나 발표회 자료 등에서 자료를 찾고 있어요.
임종훈 기업에서 제공되는 자료 외에도 신혼부부가 많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분석하고 해외 박람회 등 해외자료를 찾아보는 등 다양한 루트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일이 요즘 저희 일과입니다.

 디자인드 바이(designed by)에서 느껴지는 막중한 책임감

디자이너 업무를 하며 매력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임종훈 저희는 6개월이 한 시즌인데 1인당 4~5개 정도의 상품을 출시해요. 상품을 출시하면 출시제품들의 시장반응이 바로 오곤 하죠. 제품에 따라 반응이 다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반응이 좋거나 히트작까지 생길 때는 정말 뿌듯해요. 특히 저희는 다른 디자인 직군과는 달리 디자이너 이름을 걸고 상품이 출시돼요. 카탈로그에도 상품 옆에designed by 임종훈, 이렇게 제 이름을 걸고 나오니 더욱 책임감도 있고요.
김아리나 저는 지난 주에 독일에서 열린 쾰른 박람회를 다녀왔는데 쾰린 외에도 밀라노 박람회 등 회사에서 디자이너에게 해외유명박람회나 전시회의 참여 기회를 자주 주고 있어요. 그런 큰 박람회를 보고 견문을 넓히고 왔을 때 이 업무에 매력을 느껴요

현대리바트 입사계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김아리나 목조형가구학을 전공했어요. 가구학 전공자들이 보통 인테리어분야로도 취업을 많이 하는 편인데, 저는 제가 디자인한 제품이 양산되어 소비자들에게까지 판매되는 경험을 해 보고 싶었죠. 그래서 첫 직장으로 대중적인 가구를 취급하는 현대리바트에 입사하게 됐어요.
임종훈 저 역시 현대리바트가 첫 직장이에요.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사실 처음부터 가구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다양한 산업제품에 관심을 갖다가 전자제품보다는 리빙 분야나 소품에 더 관심이 가게 됐고, 그러다 결국 대중적이고 회사규모가 있는 현대리바트에 지원하게 되었죠.

두 분이 동기여서인지 매우 친해 보이시는데, 회사의 근무 분위기는 어떤가요?
임종훈 보신대로 팀원들이 화목한 느낌이 있고 특히 상품개발분야는 나이대가 젊은 편이라 대체적으로 유연한 분위기에요
김아리나 현대리바트가 현대백화점 그룹사다 보니 그룹사 자체 분위기가 유연하고 특히 정시퇴근을 독려하는 분위기에요. 반차나 연차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죠. 개인적으로 제가 얼마 전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 저희는 허니문휴가를 평일 기준 7일을 주거든요. 거기에 연차를 최대한 끌어 2주일 정도 신혼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어요.

자랑하고 싶은 기업문화나 복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임종훈 용인에 리바트 본사가 있는데 디자이너들이 샘플개발 등의 업무를 할 때는 본사에서 근무를 해요. 그런데 잠깐 오는 디자이너를 위해 전용 사무실은 물론 남녀 휴게실을 잘 꾸며놓았어요. 
김아리나 서울사무소 역시 여직원 휴게실이 매우 잘 꾸며져 있는데 휴게실이 양호실 같은 분위기가 아닌 정말 내 집 같은 느낌으로 꾸며져 있어요. 리바트 홈스타일 라인업에서 운영하는 신상이불 등으로 인테리어가 되어 점심시간엔 자리가 없어 못 갈 정도예요.
임종훈 그룹사 할인제도(현대백화점 직원할인 및 리바트 가구할인 등)나 장기근속자 포상, 난임시술비 지원 등의 실용적이고 금전적인 복지제도도 있어요. 또 취학 전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 보육비를 지원하고 학교 입학시 회사에서 해당 자녀에게 학용품 등을 입학 선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아리나 앞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결혼할 땐 평일 기준으로 7일간의 공식휴가가 지급되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또한 직계가족에 대한 조사가 발생할 경우 장례전문업체의 상례지원서비스까지 지원이 나오고 있어요.

프리젠테이션 연습은 실전처럼! 남자미대생도 심미안 길러야!

현대리바트에 입사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나요?
김아리나 학생 때 최대한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려 노력을 했어요.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고 비트라(Vitra) 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구회사에서 일년에 한번 주최하는 워크숍에 자원해 전세계 다양한 학생들과 교류하는 경험을 쌓았어요. 또 공모전을 준비하며 저만의 포트폴리오를 1년 단위로 준비했지요. 많은 회사에 지원을 해 봤기 때문에 리바트 면접 때도 예상질문을 뽑아 대답을 연습해 보는 등 실전대비를 많이 한 것 같아요
임종훈 어학실력을 위해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학생 시절 공모전에 많이 참여했어요. 또 리바트 입사시 있는 실기시험을 위해 프리젠이션 연습을 실전처럼 많이 했어요.
김아리나 그러고 보니 저도 디자인 전공자들과 함께 스터디를 구성해 포트폴리오를 1주일에 한번씩 서로 나눠보며 비평을 했고 프리젠테이션 연습을 함께 했어요. 스터디가 효과가 있었는지 멤버들이 그 해 다 취업이 됐었어요. 프리젠테이션은 머리 속에서가 아닌 실제로 말하는 연습을 해 봐야 실력이 느는 것 같아요.

면접 때 기억나는 질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아리나 채용절차가 서류, .인적성, 실무진 면접, 실기, 임원면접 등이 있었는데 면접 때는 현대리바트 만의 강점이나 리바트 제품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등 회사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등을 물어보셨어요. 또 직접 가구를 조립해 본 경험이 있는지도 물어보셨던 기억이 나네요. 공모전 여부 등은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에서 노출이 되다 보니 따로 질문하지는 않으셨어요.
임종훈 리바트의 경우 디자이너 직군은 상품개발팀, 기술표준팀, 인테리어팀 등에 배정이 되는데 면접관님께서 상품개발팀을 염두 해 두셨는지 ‘무역업무가 있는데 영어를 어느 정도 하는지, 바로 대화가 가능한지’ 등을 물어보시더군요. 하지만 영어테스트가 따로 있지는 않았어요. 저는 처음 보는 면접이라 면접 경험이 없어 정말 많이 떨렸는데 위축되지 않고 제가 준비한 내용을 또박또박 이야기했더니 무사히 면접을 통과할 수 있었어요.

리바트에 지원하는 후배와 가구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임종훈 사실 디자인학과 학생들, 특히 남자미대생들은 예쁜 디자인보다는 3D 위주의 프로그램 등 스킬적인 부분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공모전 때도 발명품처럼 획기적인 기능성에 신경 쓰다 보니 정작 예쁘게 표현하는 심미적인 감각이 부족한 것 같아요. 사실 저부터가 그랬거든요. 하지만 실제 회사에서 일해보니 아름다움을 보는 심미적인 감각이 정말 중요하더군요. 미대생. 특히 남자 미대생분들은 심미적인 감각을 키우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김아리나 요즘 정말 취업문이 바늘구멍처럼 작아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일단 자리자체가 잘 안 나니까요. 그럴수록 기본적인 성실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학점이나 공모전 경험, 디자인적 스킬 등은 가장 기본이고요. 실무와 관련해 조언 드린다면 디자인 전공자들은 디자이너들끼리만 대화를 하다 보니 그들만의 시야에 갇혀있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어느 회사든 디자인 조직은 혼자 돌아가지 않고 영업, 마케팅 등 타 업무와 협업을 해요. 학교 다닐 때 인문대생이나 경영대생 등 타과생들과 교류를 해 인문적인 소양이나 마케팅적인 감각을 익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미대생들은 수학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회사에 와보니 제품단가, 소비자가에 따른 매출경향 그래프 분석 등 숫자와 친해져야 할 일이 많아요. 수에 대한 감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좋은 일’이란 무엇인가요?
김아리나 내가 일을 하며 만족할 수 있고 때로는 힘들지만 힘든 만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이’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임종환 저희가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다 보니 역시 소비자들이 만족할 때 보람을 찾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좋은 일이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이 좋은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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