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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보험계리사는 보험의 꽃!

계리서비스팀 2015.05.19. 조회수 33,904 Tag #보험개발원 #보험계리사 #보험

 

 


‘보험개발원’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처음에 제가 보험개발원으로 이직한다고 했을 때, 저희 부모님께서도 무슨 보험 상품을 개발하려고 가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런데 사실, 보험개발원은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곳이 아니라, 보험률을 산출하는 곳이에요. 보험업법 176조에 보험회사가 순보험률 산출을 위해서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그에 의해서 보험개발원이 보험률 산출기관으로서 세워졌죠. 간단히 말하자면, 보험개발원은 비영리기관으로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험요율 산출, 보험 상품에 적용되는 위험률,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의 적절성 확인, 보험 관련 조사 연구, 보험정보의 효율적 집적, 이용 등을 통하여 보험계약자 이익을 보호하고, 보험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기관입니다. 보험개발원의 가장 큰 목적은 보험 계약자의 이익과 보험 산업의 발전인데요.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위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팀장님은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보험회사의 부채, 손익 관련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고객이 보험료를 내면, 그중 일부를 사내에 부채로 적립하여 장래 보험금 지급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요. 어느 정도의 금액을 부채로 적립하여야 하는지와 관련된 제도를 정책당국에서 제․개정할 때, 전문가로서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고요. 장래 손익에 관한 전망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제가 속한 계리서비스팀의 역할이기도 하지요.

 

그럼 `계리`는 무엇이고, `계리사`는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보험에 들면 십시일반으로 보험료를 내는데, 그 보험료에는 여러 가지 산출물과 변수가 있지요. 그것들이 모두 통계로 집적되어야 하는데, 이때 확률 개념이 필요합니다. 또 보험료를 낼 때, 지금의 10원과 10년 뒤의 10원이 다르듯, 보험료를 내는 기간에 따라 보험료의 가치가 달라질 텐데요, 이때 이자율이란 개념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보험료의 구성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개념을 포함해 보험료를 계산하는 것이 계리사의 업무입니다. 또 보험회사는 ‘책임준비금’이란 것을 준비해야 하는데요, 책임준비금이란, 지금 당장 필요한 보험금보다 다음을 위해 조금 더 쌓아놓은 적립금입니다. 보험회사 자금의 90%가 책임준비금이라고도 하는데요, 이것의 적절한 비율을 계산하고 확인하는 것도 계리사의 업무입니다.

 

(장동섭 학생 질문)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공기업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럼 보험개발원은 공공기관인가요? 사단법인인가요?

보험개발원은 보험업법에 지정된 기관이고, 성격상 공공성을 띠고 있어서 다들 보험개발원이 공공기관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아니에요. 저희는 보험 회사들이 십시일반 모여서 회비를 걷어서 만든 사단 법인 개념의 기관이에요. 그래서 예산도 국가에서 받지 않고, 보험회사에서 받고 있어요. 즉, 보험개발원은 공공기관이 아니고, 준 공공기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보험계리사 시험도 보험개발원에서 시행하고, 계리사도 늘어날 텐데, 그럼 보험개발원이 할 일이 점점 늘어나겠네요.

그렇죠. 할 일이 많죠. 원래 개발원은 아까 얘기한 것처럼 보험요율 산출기관이고, 세계적으로 유일한 보험전문기관이에요. 그래서 그런 자긍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계리사 시험도 원래는 금감원에서 시행했는데요, 금감원이 저희에게 위탁해서 2000년부터 계속 시행하고 있습니다.

 

보험계리사 업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먼저, 보험이라는 개념 자체가 상당히 매력이 있어요. 보험은 여러 금융 제도 중에서 상부상조의 정신을 가진 만큼 금융업 중에서 가장 인간미가 있다고 봐요. 그게 보험의 가장 큰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거예요. 보험은 다른 금융 상품에 비해서 훨씬 더 변화무쌍한 편이거든요. 계리사가 스스로 통계를 분석해서 상품을 개발하고, 그 상품을 다시 계산하고 분석해야 하는데요. 그렇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보험 업무의 핵심을 구현한다는 면에서 보험계리사의 매력이 있지요. 보통 계리사를 보험의 꽃이라고 하는데요. 왜냐? 어려운 거 하니까요. 수학 문제를 풀 때, 전혀 모르는 문제를 고민하다가 딱 풀었을 때, 쾌감 있죠? 그게 계리 업무에 있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그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지만요.

 

팀장님께서는 원래 어떤 일을 하다가 보험개발원에 오셨나요?

저는 원래 손해보험회사의 상품개발을 했어요. 6년 정도 일하다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한창일 때, 보험개발원에 경력직으로 왔습니다. 이직하고 12년 됐으니, 업무 경력으로는 18년 정도 근무했네요.

 

취업 전에 보험 업계나 계리사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이 취업 후 다르다고 느끼신 적 있으신가요?

보험계리사는 연구하는 직종이니까 책상에 앉아서 계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아요. 보험 계통의 일이 어렵다보니까, 사람들이 모여서 연구를 많이 하는데요. 한 회사뿐만 아니라, 보험업에서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요. 예를 들면, 생명 보험은 생명 보험끼리, 손해 보험은 손해 보험끼리 계리사회를 열어요. 그렇게 모인 계리사회를 통해 조사연구를 많이 하고요. 그래서 대인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단 느낌이 들었어요. 수학, 통계만 잘해서 될 일이 아니에요. 비단, 보험뿐 아니라 어느 회사에 들어가든지 인간관계가 상당히 중요해요.

 

팀장님께서는 보험 업계에서 취직과 이직을 다 경험하셨는데요,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일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원래 어떤 걸 전공하셨어요?

저는 통계학을 전공했어요. 당시에는 통계학이 어려워서 잘 안 알려졌는데, 저는 우연히 통계학과에 가게 됐고, 통계학의 매력을 받아들였죠. 그러다가 취업을 하기 위해서 통계학이 많이 쓰이는 데를 알아봤는데요, 정보통신 계열과 카드사, 그리고 보험이었어요. 보험에 왜 통계학이 쓰이나 했는데, 계리라는 업무를 보고, 쓰일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보험 쪽으로 오게 됐고, 계속 보험의 매력에 빠져들어서 이 일을 하게 됐죠.

 

그렇다면, 보험계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전공이 유리한가요?

계리라는 것이 한자로 보면, ‘계산할 계(計), 이치 리(理)’예요. 즉, 이치를 계산하는 건데, 처음엔 단순한 계산이 많았기 때문에 과거엔 수학과가 유리했어요. 이후엔 늘어난 데이터를 관리해야 하다 보니, 통계 패키지를 다룰 수 있는, 즉 전산 능력을 갖춘 통계학과가 유리해졌고요. 제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계리사는 수학이나 통계학과 출신이에요. 그런데 요즘엔 회계학도 중요해졌어요. 보험계리사가 아까 말했듯이, 책임준비금을 계산하고 확인해야 하는데, 그 부채 형성 부분에서 회계 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거든요. 마지막으로 금융 지식을 갖춘 금융공학과도 앞으로 엄청나게 뜰 것 같아요. 이미 금융공학은 증권이나 다른 금융계통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요.

 

계리사가 되는 데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보험계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에 대한 지식, 외국어 능력, 전산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능력 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를 보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계산기를 두드려서 값을 내는 것이 다가 아니라, 데이터 값들이 어떤 패턴이 보이고, 그 패턴으로 어떤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는 통계학적 지식이 필요한 거지요.

 

보험개발원에서도 보험계리사 시험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올해부터 방식이 많이 변경되었잖아요. 1차 시험이 더 어려워지지 않았느냐는 의견도 있더라고요.

그럴 수 있어요. 왜냐면, 그전 계리사 2차 시험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회계학이었거든요. 주로 수리, 통계학을 준비했던 사람들이 계리사 시험 때문에 회계학을 봐야 했으니까요. 저도 회계학 때문에 많이 떨어졌거든요. (웃음) 그런데 그 회계학이 이번에 1차 시험으로 내려갔어요. 그런데 2차는 서술식이지만, 1차 시험은 사지선다 객관식이고, 문제가 쉽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예요.

 

시험 방식이 바뀌고, 합격자가 늘었나요?

계리사 시험에 한 번에 합격하는 사람이 없어서 올해는 합격한 사람이 없어요. 4과목까지 붙은 사람이 4명이라고 들었어요. 2년 만에 사람이 뽑힐 수 있기 때문에 올해는 합격자가 없겠지만, 내년부터 3~40명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줄어들었지만, 점점 늘어나겠죠.

 

보험계리사 자격증은 취득자가 많지 않다고 하는데요. 자격증 취득을 위한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먼저 말씀드릴 건, 2차를 한 번에 통과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거예요. 한 번에 합격하려고 하면, 머리가 터질 거예요. (웃음)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자기에게 맞는 학습 전략을 짜야 합니다. 다행히 올해부터는 5과목이 개별 합격이 가능해져서 상당히 좋아졌어요. 그래서 초점을 맞춰야 해요. 한 3년 정도 기간을 잡고, 비슷한 과목끼리 차근차근 공부한 뒤에 차례차례 합격하는 거죠. 2차 시험 과목은 계리 리스크 모형론, 연금수리학, 보험수리학, 계리 모형론, 재무 관리 및 금융공학까지 총 5과목인데, 연금수리와 보험수리, 계리 리스크 관리와 계리 모형론이 비슷한 과목이고, 재무 관리 및 금융공학까지 이렇게 3개의 그룹으로 보시면 돼요. 과목 중에 보통 계리 리스크 관리가 좀 더 쉽다고들 하는데, 이해도를 물어보는 문제이기 때문에 너무 쉽게 생각하고 덤비면 안 돼요. 가장 중요한 건 수학이에요. 보험 수리, 연금 수리를 먼저 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그 다음에 계리 모형론이나 재무 관리를 공부하는 거죠. 그리고 이해과목과 암기과목을 잘 구분해서 과목마다 타임스케줄을 잘 짜야 합니다. 계리 리스크 관리는 암기과목이 아니라 이해과목입니다. 반면, 보험수리와 연금수리는 이해과목이라고 하지만, 나름 암기과목이고, 재무관리나 금융공학도 보통 암기로 봅니다. 이에 대한 전체적인 시간 관리가 필요해요. 공부를 시작하면, 어느 것부터 할 것인지 고민해야죠.

 

미국 보험계리사 시험(SOA Exam)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나요?

미국 SOA 시험은 시험과목도 다양하고, 정해진 기관에서 교육 이수도 해야 하는 등 국내 시험에 비해 취득하기 훨씬 어렵습니다. SOA도 ‘P(확률론), FM(이자론), MFE(계리모형론), MLC(보험 수리), C(계리 리스크)’까지 5과목이 있어요. 보통 난이도는 MLC가 가장 어렵다고 보시면 되고요, 그다음으로 ‘C, MFE, FM, P’ 순입니다. 이 과목에 모두 합격하고, ‘economics, corporate finance, applied statistics, FAP, APC’에 관한 교육을 모두 이수하면, 준계리사 자격인 ASA가 주어지는데요, 이후, 추가로 보험계리실무에 관한 몇 가지의 교육과 시험을 이수한 후, 정계리사 자격인 FSA가 주어집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보험계리사 시험은 우리 입장에 맞췄기 때문에 외국과 달랐는데, 이번부터는 미국 SOA시험과 많이 비슷해졌어요. 한 가지 차이점은 SOA는 과목별 시험 일정이 각각 다르다는 것인데요. 저희도 이런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험 계리에 관한 일을 할 때, 보험계리사 자격증이 꼭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죠?

그렇죠. 첫 번째로는 전공이 중요해요. 계리 분야는 회사에서 정하는 룰이 있어요. 그 룰에 따라서 특정한 전공 지원자는 점수를 조금 더 주죠. 물론, 전공과 상관없이 계리사 자격증이 있어도 플러스가 되고요. 자격증은 많은 힘이 되죠. 계리사 자격증을 땄다면, 학력이 안 좋더라도 이점을 얻을 수 있어요.

 

전공과 상관없이 자기의 능력을 보여줄 수단이 필요하겠네요.

자기소개서에도 확실히 강조해야 해요. 요즘 워낙 경쟁률이 높다 보니까 취업 준비하는 분들도 힘들겠지만, 인사관리자도 같이 힘들어요. 10명을 뽑는데, 1000명이 온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래서 포인트만 보게 되기 때문에, 지원자는 본인이 어떤 강점이 있다는 걸 제대로 집어줘야 돼요. 눈에 띄는 사람으로 보여야 하는 게 어렵지만, 그게 중요합니다.

 

보험 계리사는 어떤 계통으로 갈 수 있나요?

보험 계리사라면, 첫 번째, 보험 계통 공공기관으로 갈 수 있어요.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보험연수원, 보험 협회 등 많은 보험 관련 기관이 있습니다. 두 번째, 일반 보험회사들이 40개 조금 더 될 텐데, 그쪽에도 계리 분야가 열려있어요. 요즘에는 사람이 많이 모자라답니다. 세 번째, 요즘은 외부 계리 법인도 상당히 많은데, 여기도 인력난이 심각해요. 그래서 말씀드리자면, 보험계리사가 보험 회사만 가야한다고 생각하실 필요가 없어요. 계리 법인은 문호가 조금 개방적일 거예요. 업무를 배워서 향후에 이직을 할 수도 있고요. 본인이 어떻게 직장 생활할 건지는 본인에 따라 다르니까 거기에 맞춰서 가시면 됩니다.


(유상민 학생 질문) 그럼 법인회사, 공기업, 보험회사에서 보험계리사의 업무 차이가 있나요?

네. 그 기관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보험회사는 계리사가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을 산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공공기관은 보험회사가 산출한 걸 검증하고 지원하는 업무기 때문에 성격이 좀 다르죠. 계리 법인은 또 다른 걸 합니다. 주로 지원, 컨설팅 업무가 주가 되겠죠.


지난 2011년, 보험 상품 검증 업무가 자율화되었는데요. 이 제도가 보험 업계와 보험계리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그렇죠. 물론, 그전에도 있긴 했어요. 과거에는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이 딱 정해져 있었어요. 90년대 초, 중반까지만 해도 금융감독원, 개발원에서 산출한 위험률과 이자율이 다 정해져 있어서 팔기만 하면 됐었죠.

 

(장동섭 학생 질문) 그럼 회사별로 보험금이 같았겠네요?

네, 똑같았어요. 재밌죠? 당시에는 그만큼 계리 업무가 어려웠다는 거예요. 다 똑같이 정해놓은 대로 보험료를 정했는데, 90년대 후반부터 가격 자율화라는 개념이 생겼어요. 그런데 바로 자율화할 수 없으니, 조정 요인을 줘서 몇 퍼센트 범위 안에서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했죠. 그때부터 점점 계리사와 외부검증이라는 제도가 필요해졌죠. 계리 법인도 그때쯤 생기기 시작했고요. 현재, 개발원뿐 아니라 외부 계리 법인에서도 보험료, 책임준비금에 대한 적절성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책임준비금을 검증하는 것도 외부 계리 법인의 가장 큰 업무고요. 앞으로 외부 계리 법인이 상당한 포션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게 이번 보험업법에도 외부 계리 법인을 통한 외부 검증이 의무화됐어요. 따라서 외부 계리 법인이 앞으로 더 생기고 인력 수급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정된 보험업법은 언제쯤 확정이 되나요?

지금 입법 예고한 상태고, 1월 1일에 시행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에 보험계리사의 명칭을 공인계리사로 바꿀 계획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유, 힘들어요.

 

무엇 때문에 힘들게 된 건가요?

보험계리사가 공인계리사가 되었다고 해서 업무가 확 달라지는 건 아니에요. 단지, ‘보험’이란 단어를 뺀 거죠. 그런데 그게 큰 의미가 있어요. 현재 보험업권 외에도 은행, 증권 등에서 퇴직연금, 세제적격연금, 방카슈랑스 등을 운영하고 있어 계리업무에 대한 수요가 있고, 금융권 이외에 일반적인 제조업에서도 장래 손익에 대한 수리적 분석이 필요할 수 있는데요. 현재의 명칭은 해당 수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고, 또 향후 업무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 더 포괄적인 명칭인 공인계리사로 변경된 것입니다. 다만, 보험업권만으로 한정하여 업무 범위를 이야기한다면, 명칭 변경 전후의 업무 차이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럼 명칭 외에 바뀌는 점은 없나요?

네, 특별히 없습니다. 다만, 책임감이 많아진 거죠.

 

앞으로 공인 계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은 이제 진출할 곳이 넓어지겠네요?

앞으로 계리사는 상당히 전망이 있죠. 지금도 보험 업계만 해도 사람이 없어서 난리예요. 최근에 보험 산업의 큰 이슈가 있는데요. ‘IFRS4 Phase2’라는 국제 회계 기준 2단계가 도입되는 거예요. 보험 쪽에서는 그 회계기준의 영향과 변화가 굉장히 커요. 2018년에는 보험 쪽 몇몇 회사에서 존망의 위기가 있을 정도로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보험금을 단순하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을 예측하는 걸로 개념이 바뀌는데요, 그러려면, 각종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이 필요하고, 또 그래서 금융공학이 필요합니다. 그 일을 다 계리사가 해야 해요. 계리사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부분이 엄청 많아진 거예요. 그래서 할 일도 많고, 사람도 정말 많이 부족하고 필요할 거예요. 어떻게 보면, ‘IFRS 4 Phase2’는 계리사가 먹고 살아야 할 아주 큰 선물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계리사들에겐 큰 숙제고요.

 

그럼 계리 업무를 위해 다른 자격증을 따기도 하나요?

우리 팀만 해도 회계사가 2명 있어요. 보험개발원에는 SOA 시험에 합격한 사람도 있고, 저희 팀원들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고요. 그 외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이나 CFA 재무분석사 자격증, 통계 패키지 프로그램인 SAS와 관련된 자격증을 가진 사람도 있어요.

 

(유상민 학생 질문) 제가 보험공사에서 잠깐 인턴을 하면서 보니까 통계 프로그램을 많이 다루더라고요. 보험개발원이나 업계에서 주로 쓰는 통계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SAS를 쓰고, 업계에서도 보통 SAS를 써요. SAS는 프로그램 가격이 비싼 편인데, R은 무료예요. 연구기관에서는 주로 R을 쓰는데, R이든, SPSS든, SAS든 거의 비슷할 거예요. 언어 자체가 쉽고, 데이터 명령문만 잘 넣으면 되니까요. 새로운 프로그램이라면 몰라도 통계 패키지 프로그램을 다루는 건 크게 어렵지 않지 않을 거예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숫자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입니다.

 

(장동섭 학생 질문) 그럼 통계 패키지 같은 실무 프로그램을 입사해서 배워도 되나요?

네, 그래도 돼요. 대신 대학교에서 과제하면서 비주얼 베이직이나 엑셀을 많이 다루죠? 그런 것만 다룰 줄 알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겁부터 내는 사람이 있는데, 겁만 내지 않으면 됩니다.

 

(강송이 학생 질문) 보험개발원은 영어를 중요하게 본다고 들었는데, 정말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영어에 대한 가점이 있지만, 그렇게 높은 건 아니라고 알고 있어요. 영어가 중요했던 시기는 있었어요. 몇 년 전에는 프리토킹, 동시통역까지 가능한 인재가 필요한 부서에서 몇 번 뽑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때문인가요? 사실 계리 업무를 하면서 영어가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늘 필요한 건 아니거든요. 물론 영어를 잘하면, 유리하긴 해요.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는 외국계가 많고, 또 보험사 중에 재보험사가 있는데, 재보험사가 대부분 외국계예요. 외국계 회사에는 임원들부터 외국인이 많은데, 영어를 잘하면 좋겠죠?

 

(유상민 학생 질문) 보험 계리사 또한 비전을 가져야 다른 장애물이 많아도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업계에 들어오는 신입사원들에게 어떤 비전을 가졌으면 좋겠는지 말씀해주세요.

아마 어디든 똑같을 거예요. 지금 보험 계리사가 되는 사람들은 예전보다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 많은데, 보통 대인 관계, 더러는 생각했던 것과 업무가 다를 때, 힘들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서무나 번역, 허드렛일을 할 수도 있는데, 어떤 회사든 서무 업무는 있거든요. 거기에 좌절을 느끼지 말아야 해요. 미국에서도 처음 온 직원을 ‘스튜던트, 학생’이라고 해요. 앞으로 배울 게 많기 때문이에요. 자격증을 땄다고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닌 거죠. 항상 배우려는 자세, 그리고 끈기가 중요해요.

 

팀장님께서는 ‘좋은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참 어려운 문제예요. 단순히 연봉이 높으면, 좋은 일이라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30~40대가 되면, 직업의 평준화가 와요. 어느 회사에 어느 직급이 됐든지 거의 비슷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생각해보면 ‘처음에 무엇으로 시작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 계속 어떻게 살아나갈 건지’가 중요한 거더라고요. ‘좋은 일’은 ‘내 삶에 맞는, 내가 하고 싶은 일, 내 일’이라고 느껴지는 일이라고 봐요. 또 회사라는 곳이 나만 있는 곳이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곳이니. 그 사람들과 호흡하면서, 서로 좋은 존재라는 걸 인정할 수 있는 직장이 좋은 직장이겠죠.

 

그런 점에서 팀장님께 보험계리사는 좋은 일인가요?

네, 좋은 일이죠. (웃음)

 

마지막으로 지금 보험계리사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험계리사 업무는 외부에서 보기와는 달리, 기술적으로 어렵고, 노동 강도도 센 업무입니다. 하지만 수학/통계학적 탐구 정신이 강한 사람에게는 흥미진진한 업무가 될 것이고요, 전산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최고의 직업이 될 수 있습니다. 전망도 밝은 편이므로, 자신의 능력이 보험계리사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취재기자 김현우 good@jobkorea.co.kr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취재기자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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