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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의 취업 최전선] 면접 대응 전략 4. 면접관들의 유형 Part 2

잡코리아 2020-08-28 15:00 조회수6,007

 

 

무더운 여름 날씨가 이어지던 지난주 수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점심시간이 막 지났을 때, 문자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4년 전 모 학교의 취업스터디에서 멘토와 멘티로 만났던 학생이었다. 자신이 원했던 모 기업에 구매 직무로 취업에 성공한 이후, 명절 때마다 문자와 전화로 안부 인사를 주고받았던 사이였기에 낯설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독 그날은 ‘중요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시간 되시면 꼭 연락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에서 왠지 긴박함이 느껴졌다.

오후에 시간을 내서 통화했다. 그 친구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신중하게 전한 내용은 놀랍게도 이직에 관한 이야기였다. 코로나19로 기업의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내부적으로 인력조정과 조직개편 이슈가 있다고 했다. 공식적인 발표 전에 팀장과 상담을 했는데, 업무가 축소되면서 전혀 원하지 않는 직무로의 발령이 기정사실로 됐다는 것이다. 기업도 애착이 가고 복지도 나쁘지 않기에 어지간하면 견뎌보려 했지만, 그동안의 경력을 거의 살릴 수 없는 직무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나 스트레스라고 했다. 코로나19로 현재 회사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처럼, 다른 기업도 모두 어려운 상황이기에 이직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방법을 함께 알아보자는 말로 통화를 마쳤다.

전화를 끊고 대화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문득 그 학생과 함께 취업스터디를 진행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 당시 시험 때문에 바빴던 팀장을 대신하여 자발적으로 컨설팅 일정을 잡고 회의실을 예약하며, 팀원들에게 전달사항도 공유했던 적극적인 모습이 가장 먼저 기억났다. 앳된 얼굴의 학생이 취업에 성공하여 직장인이 되고, 이제 어느덧 이직을 고려하는 경력자가 되는 모습들을 가만히 떠올려 보았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우리의 환경 역시 급작스레 변하는 것 같다. 코로나19는 앞으로도 재직자에게도 그리고 구직자에게도 더욱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기이기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나는 꼭 해낼 것이다’라는 자기암시와 긍정적 마인드가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칼럼도 이전 칼럼에 이어 우리가 앞으로 만나게 될 면접관의 유형을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질까 한다.

이전 칼럼에서 설명했던 ‘도전지향형 면접관’과 ‘관계지향형 면접관’에 이어, ‘균형지향형 면접관’과 ‘성과지향형 면접관’을 설명해 보겠다.

   

#1. 균형지향형 면접관

 

셋째, 균형지향형 면접관이 있다. 철저하게 인성 50 대 역량 50의 비율로 면접을 진행하는 다소카탈스런 면접관들이다. 이들은 주로 아래와 같은 상황을 만든다.

 

지원자: 그래서, 이런 노력으로 가장 먼저 결과물을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관: 그래요. 알겠습니다. 열심히 한 건 알겠는데, 왜 혼자서 모든 걸 했나요?
지원자: 그 당시 팀원들이 시험을 앞두고 있어 바쁜 상황이었고, 굳이 추가 자료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함께할 팀원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면접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혼자만 잘하는 건 문제가 아닐까요?
지원자: 네… (침묵)

 

이들은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한다. 성과가 좋으면 인간성을, 인간성이 좋으면 성과를 의심하는 정말 까다로운 면접관이다. 면접은 지원자가 면접관을 설득하는 자리라는 인식이 있기에, 불필요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또한, 면접 질문이 짧고 명료하다는 특성이 있다. 물론 답변이 불필요하게 길어지는 것도 싫어해서 ‘알겠습니다. 거기까지 듣겠습니다’라고 지원자의 답변을 중간에 끊어 버리는 아슬아슬한 모습도 보인다.

또한, 개입보다는 관찰 중심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스타일이기에 ‘제가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자님이 저를 좀 설득해 보세요’라고 면접의 주도권을 지원자에게 넘기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다 보니 간혹 면접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지원자의 말문이 막혀 불편한 정적이 흐르거나 면접관이 원활하게 질문을 이어나가지 못해 침묵 상황이 만들어지는 등 면접관과 지원자가 모두 어색해지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균형지향형 면접관은 지원자의 개인적인 배경에도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 인턴이나 대외활동을 했다면 지원자의 능력 수준이 그것밖에 되지 않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질문한다. 지원자가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답변을 할 때는 ‘내 그럴 줄 알았다’라고 생각하며 다소 사람을 깎아 내리는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반대로, 지원자가 역량과 성과에 대해 만족스러운 수준의 답변을 할 때도 그 자체를 인정하기보다는, ‘그런데 인간관계는 문제가 있는 것 같네?’라고 생각하여 지원자를 또 다른 판단 기준에 적용하려 한다.

균형지향형 면접관은 이래저래 꼬투리를 잡으며 만족을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면접이 끝나면 지원자 모두가 하자 있는 지원자들로 평가되는 대참사가 발생한다. 면접 이후에도 정작 누구를 뽑아야 하는지 스스로 난감해지는 경우가 많은 불쌍한 사람들이다.

 

  

 

#2. 성과지향형 면접관

 

넷째, 성과지향형 면접관이 있다. 역량 80 대 인성 20의 비율을 기준으로 삼고 면접을 진행하는 이들은 주로 아래와 같은 상황을 만든다.

 

지원자: 그래서 저는 나름대로 의미 있던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그래요? 어떤 의미요?
지원자: 팀원들과 함께 팀워크도 다지고,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도 느꼈습니다.
면접관: 아니, 그런 건 누구나 다 말할 수 있는 거고, 구체적인 결과물이 뭐냐고요? 결과물이?
지원자: 뭘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면접관: (작은 한숨) 네. 알겠습니다. 됐습니다.

 

세상 모든 것은 결국 성과로 인정된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당연히 전통적인 성과와 업적 달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한다. 공모전에 도전했으면 최소한 금상이라도 받아야 하고, 물건을 판매했다면 최소한 200%의 매출액을 달성해야 일 좀 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철저하게 데이터와 결과 중심의 평가 기준을 가진 면접관이기에 ‘요즘 애들은 근성이 없어. 근성이…’라는 꼰대 멘트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오로지 성과와 결과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일의 과정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많다. 즉, 일의 진행 상황에서 실수와 착오가 있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관대함이 생긴다. 이들이 면접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그래서 어떤 결과가 있었나요?’라는 말이다. 기승전결에서 ‘승’과 ‘전’을 건너뛰고 ‘결’을 우선적으로 확인하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성과를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지원자를 보면 원하는 답변을 들을 때까지 ‘취조’하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을 압박으로 느끼는 민감한 지원자들에게 컴플레인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직무와 직접적인 연관성만을 강조하고, 능력이 있다면 결과도 좋을 것이라는 일방적인 믿음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이들 또한 지원자들이 느끼는 까다로운 면접관일 것이다. 고르고 고른 실력 있는 지원자를 뽑아놓고 좋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한 기업에만 지원하지 않는 만큼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기업에 합격자를 뺏기고 후회하는 면접관이기도 하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지원자라면 다른 기업의 면접관 역시 좋아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미술관에서 똑같은 그림을 감상하더라도 누구는 구도를 보고, 누구는 디테일을 보며, 또 누구는 색감을 보고, 또 다른 누구는 액자를 본다. 면접관들도 사람인지라 각자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비록 짧은 칼럼이지만 지원자가 면접장에서 면접관들의 서로 다른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면 그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표현과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똑같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 다른 접근법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지원자들은 힘들다.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면접관 유형까지 알아야 하니 말이다. 모두 힘내자!

 

 

필자 ㅣ 김치성

 

필자 약력
現) 제닉스 취업 솔루션 대표 컨설턴트
現)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이사
現) 한양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겸임교수
現) KT&G 상상유니브 면접 파트 전임교수
前) 한국직업방송 ‘공채를 잡아라’ 면접 파트 전문 컨설턴트
前) EBS ‘실전취업가이드’ 면접 파트 전문 컨설턴트
前) ADECCO GROUP KOREA LEEHECHTHARRISON. Career Management Consultant
* 저서 : 면접 해부학(도서출판 황금고래), 취업의 조건(공저, 도서출판 피플트리), 취업 99도(공저, 도서출판 푸른영토), 알쓸취잡(공저, 도서출판 푸른영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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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의 취업 최전선]은 매월 2, 4주 화요일에 찾아옵니다.

잡코리아 김가현 에디터 kimg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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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성의 취업 최전선] 면접 대응 전략 3. 면접관들의 유형 Part 1
> [김치성의 취업 최전선] 면접 대응 전략 2. 아! 그놈의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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