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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의 취업 최전선] 기업싸움에 취준생 등 터진다

잡코리아 2019-10-01 10:34 조회수9,394


 

자유시장 경제 질서를 기본으로 하는 대한민국 헌법은 독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경제 참여자 중 하나인 기업 또한 치열한 경쟁의 구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시장 선점의 노력과 보다 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기술 개발의 노력은 때로는 기업들 간의 전쟁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번 칼럼은 그 전쟁과 그 사이에 낀 어느 취준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러분들은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최근 왠지 모를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느껴봤거나, 혹은 뭔가 더 재미있는 일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순간이 잠시라도 있었는지 말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대체로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평온함이 없다. 피 말리는 전쟁 중이니까 말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이 한창이다. 현존 최상의 해상도 기술인 8K TV를 두고 치열한 난타전을 치르고 있다. 화면에서 재현되는 화소 수가 기존에 출시된 고화질 풀HD TV의 무려 16배나 되고, UHD TV와 비교해서 4배나 향상된 기술이기에 이를 누가 선점하는가가 미래의 TV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핵심이 되는 것이다. 두 기업 또한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2019년 9월 19일 같은 날 이 두 기업이 드디어 서로 맞붙었다. 증권가에서 말하는 소위 ‘8K 전쟁’의 서막이다.

이 날 먼저 LG전자가 삼성전자를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LG트윈타워에서 열린 ‘8K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의 8K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를 CM값 기준 미달의 제품이라고 비판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TV를 분해해 그 부품까지 전시하며 ‘작정을 하고’ 삼성전자에 대해 날 선 공격을 했다.

삼성전자도 결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 날 오후 바로 ‘8K 화질설명회’를 열고, LG전자가 주장하는 CM값은 현재의 기술을 판별할 수 없는 과거의 기술이며, 8K 카메라로 동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여 전송하면 LG전자 제품에서 화질이 깨지거나 재생이 아예 되지 않는 경우가 있음을 강조했다. 물론 이때도 경쟁사인 LG전자의 TV가 비판의 대상으로 현장에 등장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와 같은 전쟁의 모습은 다른 분야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번엔 통신 업계로 가보자.

지난 4월 3일 LG유플러스는 'U+5G 일등 출정식'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의 행사와 함께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5G 상용화를 앞두고 메이저 통신사 중 5G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겠다는 계산이 담긴 퍼포먼스였다. 이후 발끈한 KT가 즉각적으로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며 전쟁에 참여했고, 이어 SK텔레콤도 사전 인가받은 요금제를 수정하면서까지 무제한 요금제를 손에 쥐고 전장으로 나왔다. 결국, LG유플러스도 하루 만에 무제한 요금제를 추가하며 본격적인 ‘5G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LG유플러스의 '비교 불가 한판 붙자! : 5G 속도 측정 서울 1등' 광고가 나가자 KT는 곧바로 ‘5G 속도 및 커버리지 관련 백브리핑’을 열어 이 광고가 표시광고법 위반이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2시간 만에 SKT 역시 '5G 5GX 시설 수·품질 바로 알기 스터디'를 열어 경쟁사의 기술적 문제를 비판하는 동시에 자사의 통신 품질이 훨씬 더 우세함을 알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찌, 이뿐이겠는가? 칼럼의 분량 상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 유출과 특허 침해를 둘러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사이의 ‘배터리 전쟁’도 마찬가지로 살벌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하여간, 기업들은 전쟁한다. 필자는 이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그 사실을 알았으니 이제 다시 취준생들을 위한 칼럼으로 돌아와야겠다.

 


 

최근 소심한 취준생 이상훈(가명)이 필자에게 물었다.

 

‘저기요. 제가 작년에 A전자에서 인턴을 했는데요. 지금 B전자의 채용공고가 떠서 자소서를 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두 기업이 지금 전쟁 중이잖아요. A전자 인턴 경험을 쓰지 말까요? 안 쓰자니 그동안 인턴 한 게 너무 아깝고.. 쓰자니 B전자에 찍힐 것 같고.. 벌써 몇 번째 썼다 지웠다 반복하고 있어요. 이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A전자 인턴 경험을 써야 하나요?’

 

걱정도 팔자다. 당연히 써야 한다. 만일 인턴 경험을 어필하지 않는다면 다른 취준생들에 비해서 그만큼의 취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인턴을 경험했다는 것은 ‘온전한 학생’이 아니라는 증거다. 즉, 체계적으로 일하는 기업의 환경을 일정 기간 실무자들과 동일하게 출근과 퇴근을 하며 겪어봤다는 것이다. 비록 근무 현장에서는 사소한 일들만 했을지 모르지만, 그 자체로 기업이라는 조직의 시스템을 아는 지원자임을 어필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좋은 경험을 쓰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만 당시 자신이 경험한 업무(일)에 집중하여 자기소개서의 글자를 만들어야 한다. 즉 ‘A전자의 근무환경이 너무나 좋았고 사람들도 프로의식으로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구내식당 점심까지 완전 레스토랑급으로 나와서 집에 가기 싫을 정도로 행복했다’는 이런 글자를 만들지 말라는 말이다. 이런 글자들은 서류가 통과되고 나중에 B기업의 면접장에 갔을 때도 집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면접관: 자소서를 읽어 보니, 이상훈 씨는 A기업에서 인턴 할 때 만족도가 높았나 보네요. 마음에 들었나요?
이상훈: 네. 정말 좋았습니다. 이것도 좋았고, 저것도 좋았고, 그리고 그것도 좋았고 참 좋았습니다.
면접관: 그러면, 왜 A기업에 가지, 여기 왜 왔어요?
이상훈: 네?

 

동그랗게 커지는 놀란 이상훈의 눈동자를 뒤로하고, 이를 막을 방법을 찾아보자.

일단 ‘당시 왜 하필이면 경쟁사인 A기업을 선택했는가?’ 에 대한 당위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평가자 입장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수긍이 가능한 답변은 ‘당시 A기업만 (내가 원하는 OOO직무 또는 인턴을) 채용을 했기 때문이다’라는 논리다. 또는 ‘A기업만 서류가 통과됐기 때문이다’라는 깔끔한 논리도 괜찮다.

다음으로 ‘A기업에서 뭘 했냐?’ 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당시 현장에서 인턴으로서 어떤 것을 경험해 보려는 목표가 있었기에 자신은 그 목표에 충실하여 이런 일도 경험하려 노력하고 저런 일도 경험하며 노력했다’라는 일에 관련된 모습이 온전하게 어필되어야 한다. A기업의 좋았던 근무환경 등 그 배경적인 서술은 최대한 자제면서 말이다.

자 이제 결론을 내 보자.

지금은 비록 전쟁 중이지만 그 경쟁사에서 경험했던 내용은 써라! 하지만 당시 자신이 했던 ‘일’에 집중하여 기술하고 쓸데없는 경쟁사 찬양은 하지 않는 게 좋다!

한 가지 더해서, 만일 면접에 간다면 경쟁사 비판도 함부로 하지 말기 바란다. 자신의 경험을 부정하는 어리석은 모습일 테니 말이다.

 

 

 

필자 ㅣ 김치성

 

필자 약력
現) 제닉스 취업 솔루션 대표 컨설턴트
現)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이사
現) 한양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겸임교수
現) KT&G 상상유니브 면접 파트 전임교수
前) 한국직업방송 ‘공채를 잡아라’ 면접 파트 전문 컨설턴트
前) EBS ‘실전취업가이드’ 면접 파트 전문 컨설턴트
前) ADECCO GROUP KOREA LEEHECHTHARRISON. Career Management Consultant
* 저서 : 면접 해부학(도서출판 황금고래), 취업의 조건(공저, 도서출판 피플트리), 취업 99도(공저, 도서출판 푸른영토), 알쓸취잡(공저, 도서출판 푸른영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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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의 취업 최전선]은 격주 화요일에 찾아옵니다.

잡코리아 김혜란 에디터 hyeran6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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