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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주차] 금주의 ISSUE & 논술 part.1

잡코리아 2018-01-26 14:13 조회수1,943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vs “독과점 강화 우려
[ 이슈의 배경 ]

SK텔레콤이 지난해 CJ헬로비전 인수를 결정하면서 방송통신 업계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SK텔레콤은 2015년 11월 이사회를 개최하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지분(23.9%)에 대해서는 향후 양사가 콜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풋옵션(주식매도선택권) 행사를 통해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지분 인수와 함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며 합병이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는 상장법인인 CJ헬로비전에 통합돼 우회상장된다. 국내에서 통신업체가 케이블TV 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각각 무선시장·케이블TV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합병(M&A)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이 통신·미디어를 아우르게 되면 방송통신시장 내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이유다.

실제로 이번 M&A로 이동통신에 이어 유료방송에서도 SK텔레콤과 KT의 2강 체제가 형성된다. 기존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IP)TV 가입자와 CJ헬로비전 케이블TV 가입자를 합하면 가입자가 총 730만 명 가까이 돼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인 KT의 849만 명과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케이블TV는 물론 알뜰폰(MVNO) 업계에서도 1위인 CJ헬로비전의 가입자 87만 명을 끌어들여 무선통신 분야에서도 SK텔레콤은 점유율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SK텔레콤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M&A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CJ헬로비전을 M&A함으로써 국내 미디어산업의 혁신을 일궈내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 진입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유료방송시장 1위인 KT에 필적하도록 몸집을 키우면 국내 방송시장에서 경쟁의 활력을 키울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 미래부에 제출한 ‘합병인가 및 최대주주 변경인가 신청’을 60일 이내에 심사했어야 하나 계속 미루고 있다. 양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만큼 정부의 고민도 커 심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 이슈의 논점 ]

핵심 쟁점
이번 M&A는 1위 통신사와 1위 케이블TV업체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통신은 물론 방송 시장 경쟁에 미칠 영향력이 크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KT에 이어 유료방송 시장에서 2위 사업자로 오르게 된다. SK텔레콤은 유료방송 시장의 2위 사업자로서 M&A가 시장의 질적 경쟁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 등 해외 대형콘텐츠 업체들이 국내 진출을 준비하는 만큼 이에 대응하려면 인수합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양사의 합병 심사 때 지배력 전이 문제보다도 합병 법인이 향후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에 유의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경쟁을 통해 오히려 서비스 요금이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합상품을 통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통신·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반대 측은 경쟁 제한성을 우려한다.

시장 지배력 1위 이통사와 1위 케이블TV업체의 합병을 통해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과 케이블TV·IPTV 등 유료방송을 묶은 결합상품을 판매하면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다른 영역에서도 적용돼 내 독과점 문제가 발생된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 가격 인상에 대한 압력을 줄여 결국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

또한 SK텔레콤 같은 통신사가 케이블TV 같은 방송사를 인수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합병 절차 등에 대해 방송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통합방송법상 IPTV도 지상파·위성방송과 마찬가지로 유료방송사업자로 묶이게 된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IPTV업체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면 케이블TV 지분 33% 이상 소유 금지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현행 방송법상 유료방송 사업자 간 지분 소유 규제는 없다고 반박했다. 법 개정안의 기본 방향도 관련 법령을 일원화하는 것일 뿐, 추가 규제 도입은 없다고 밝혔다.


해외 통신·미디어 M&A 사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통신과 미디어의 융합 현상의 예로 보다폰이 독일 케이블사업자(MSO) 카벨도이칠란트, 스페인의 MSO 오노 등을 인수하고 미국 AT&T가 위성방송 사업자 다이렉트TV를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해외 규제기관들은 방송통신 분야의 M&A에 대해 단순히 산업논리에 치우치지 않고 경쟁제한 여부와 인위적 시장왜곡 가능성에 대해 일관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 간의 M&A는 원칙적으로 불허하지만, 두 사업자가 보완적인 관계이거나 기업 회생 절차 등 불가피한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대형 통신사의 방송사 인수는 세계적 추세”
넷플릭스와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이들과 경쟁하려면 국내에도 적극적인 투자 기업이 필요하다. 전 세계 방송통신 M&A는 2014년 상반기에만 3000억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으며 최근 수년간 미국 AT&T, 일본 KDDI, 스페인 텔레포니카 등 대형통신사의 방송사 인수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제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 같은 산업 재편은 방송통신시장의 저성장 추세에 따라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모바일시장 성장률이 1년 만에 5% 이상 하락했고 유선시장은 성장정체를 지나 역성장의 터널에 진입했다. 우리나라 방송과 통신시장 역시 침체에 직면했다. 유료방송은 가입자당 매출이 미국의 10분의 1 수준으로 출혈 경쟁 중이다. 2014년 종합유선방송의 매출 감소에 이어 호황을 누리던 통신업계의 실적도 2015년 들어 뒷걸음질이다.

위기를 탈피할 혁신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 SK와 CJ가 통신과 방송 영역 간 M&A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위기 극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다. SK는 플랫폼 분야에, CJ는 콘텐츠 분야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고갈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내 방송통신 산업의 체력을 키우려면 결국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방송과 통신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 시장의 융합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막아서는 안 된다. M&A에 대한 판단은 방송통신산업이 시장의 자생력을 키우며 진화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봐야 하는 것이다. 정부의 심사에서도 불합리한 중복 심사 과정을 개선해 주식인수와 합병인가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신사인 KT는 이미 IPTV를 운영하고 있고 그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의 추이를 보면 IPTV와 올레TV스카이라이프(IPTV와 위성방송의 결합상품)는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런 분석을 통해 소비자는 다양한 결합상품을 제공할 경우 그쪽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방송사와 통신사 간 M&A는 국내 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창출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서비스 실현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T 지배력 전이...시장왜곡 불보듯”
일각에서는 M&A가 침체된 국내 방송통신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M&A로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당연히 환영해야 하겠지만 이번 M&A는 서비스 품질 개선, 혁신 또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합병당사자인 SK텔레콤은 결합상품 마케팅에 초점을 두고 있을 뿐 혁신이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현실성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다.

특히 SK텔레콤이 밝힌 M&A 이후의 투자계획 금액은 ‘5년간 5조원’으로, 이는 SK 및 CJ헬로비전의 기존 개별 투자규모 합계액(연간 1조원)과 비교하면 새롭게 증가하는 투자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M&A로 인해 늘어날 가입자 기반까지 고려한다면 오히려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SK텔레콤이 M&A 효과로 주장하는 케이블TV 디지털전환, 기가인터넷, 초고화질(UHD) 방송 도입 등은 이미 개별적으로 진행 중이거나, 과거 정부 정책과제로 선정된 것들로 M&A와 상관없이 진행해야만 하는 사업이기에 그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M&A는 혁신이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는 무관한 내수시장 확대가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경쟁에 뒤처진 기업이 막대한 자금력을 통해 유료방송시장을 지배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번 M&A가 승인될 경우 방송통신시장에서 기술·서비스 혁신 경쟁이 아닌 결합상품 판매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 과정에서 결합상품을 구성할 능력이 부족한 케이블TV 업체들은 고사하고 말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서비스는 혁신적 품질 경쟁보다는 보조금 경쟁 위주로 흘러온 것이 사실이다. SK텔레콤은 M&A 이전부터 이동통신시장에서의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SK브로드밴드의 IPTV나 초고속인터넷 결합판매 등 ‘시장지배력 전이’에 주력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은 최근 몇 년간 이례적인 속도로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정작 서비스 품질은 1990년대와 비슷한 수준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송과 통신이라는 양대 산업이 세계적인 추세에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통합이 어느 선에서 이뤄져야 업계 내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소비자 편익이 커질 수 있는가이다. 정치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J헬로비전 등 케이블TV는 선거 때 후보자 토론회 등 선거 방송을 주관한다. SK텔레콤은 합병법인을 통해 전국 23개 권역에서 선거토론 방송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경쟁 제한적인 M&A로 인해 방송통신시장이 왜곡되지 않도록 정부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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