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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실천 기업] 한화생명

잡코리아 2017-02-06 09:34 조회수3,868

 

 


“육아휴직 불이익 없게” 북유럽 마인드…남성 직원도 썼다

‘여성 도움닫기’ 정책 하나둘씩 결실

 

“육아휴직을 사용한 여성 직원이 인사상의 불이익을 본다면 이는 불법이다.”

여성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많은 부분이 보장되는 북유럽 같은 나라의 경우겠거니 하고 생각하기 쉽다.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되는 얘기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3항과 4항에는 여성 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경우가 금지돼 있다. ‘불리한 처우’란 승진, 승급, 퇴직금, 연차휴가 일수 등에 있어 육아휴직 기간을 근속기간에 포함시키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법과 현실은 아직 괴리가 있다. 특히 육아휴직을 썼다가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해도 이를 갖고 따지면 ‘같이 일하기에 불편한 사람’ 취급을 받아 오히려 더 불리해질까 봐 여전히 많은 경우 불만을 품은 채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적지않다. 그래도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이런 소극성은 조금씩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0년 여성 공채를 시작한 이래 과거 남성 중심적 문화를 바꾸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계열사인 생명보험 업계 2위 한화생명도 마찬가지다. 2002년 대한생명 인수합병(M&A)으로 그룹에 편입된 이후 여성 친화적 기업이 되기 위해 흘린 땀이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다.

 

보험설계사(FP)까지 치면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기도 하지만 2002년 이후 지속적인 여성 인재 발굴, 육성에 나서 2000년 이전 일반직(사무직) 가운데 여성 비중은 10% 미만이었지만 2010년 이후 15%까지 늘었다. 아직까지 자체 승진을 통해 여성이 임원이 된 경우는 없다. 하지만 성장하고 있는 여성 인력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이들이 간부를 거쳐 임원이 될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아 보인다. 현재 대리급 직원 가운데 여성이 60%가 넘으며 과장급에서는 13~14%, 차장 이상도 여성이 7% 이상이다. 2010년 이전엔 차장급 여성은 3%도 안 됐다.

 

권철오 한화생명 인사팀 차장은 “2002년 이후 뽑힌 여성 인재들이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 수치로 확인된다”면서 “신입 직원 채용에 나서 보면 여성의 경우 오버 스펙(over-spec: 요구되는 것 이상으로 직무능력을 갖춤)인 경우가 많고, 도전적으로 입사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 특성상 ‘굳이’ 여성 직원들을 늘릴 필요도 있다. 구매력과 경제력을 갖춘 여성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감성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보험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포인트는 여성이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외부 출신이지만 마케팅을 총괄하는 전문가로 여성인 황인정 상무가 영입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수한 여성 인재가 채용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조직 내에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커 나갈 수 있으려면 아직은 ‘도움닫기’가 필요하다. 특히 업무 능력 향상이나 승진에 있어 중요한 시기와 출산/육아 시기는 대개 맞물리게 마련. 이것은 개인의 오기나 운만으로는 도저히 극복이 어렵다. 한화생명에서는 여성들이 출산이나 육아 때문에 상당 기간 일을 쉬어야 하는 경우도 모두 근무기간으로 인정하는 문화가 확실히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출산휴가 3개월에 이어 1년 간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것을 눈치 보지 않는 젊은 여직원들이 많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남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하기도 했다.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 휴직 후 복귀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그룹 전체적으로 행하고 있는 대로 임신한 여성 직원에게 허리보호대, 임신했음을 알려 타인들이 알아서 조심해 행동하도록 분홍색으로 된 출입증 홀더, 튼살크림 등이 들어있는 ‘맘스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임신으로 힘들거나 출산 후 모유 수유 등을 해야 하는 직원들을 위해 ‘맘스룸’을 만들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 내에서 전망이 좋은 45층 한쪽에 마련된 맘스룸은 개인별 유축실이 따로 마련돼 있을 만큼 신경 썼다. 모유 착유 시간은 출산일로부터 1년간 보장되며 아이를 갖기 어려운 난임 여성의 경우 최대 90일까지 휴가를 쓸 수도 있다. 직장 어린이집은 그룹 전체적으로 현재 서울 여의도 63빌딩과 태평로 건물에 두 곳 마련돼 있어 가까운 계열사 직원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으며, 전국 7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9개월 전 둘째를 낳고 복귀한 한상엽 IR팀 대리는 “첫째 때는 화장실에서 유축을 했지만 이제는 맘스룸을 통해 마음 편히 유축도 하고 쉴 수도 있어 좋다”면서 “저는 육아휴직을 쓰지 않았지만 점점 젊은 여성 직원들 사이에서 임신과 출산이 눈치를 봐야 하는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여기엔 회사의 제도적 지원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만 리더교육 역차별 아니냐” ‘위드 콘퍼런스’ 남성에 문 열어

권철오 한화생명 인사팀 차장 인터뷰

 

“일과 가정의 양립은 여전히 저희 기업을 넘어 사회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죠. 그러나 한화생명은 우선 여성 친화적,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 잘 공존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권철오 한화생명 인사팀 차장의 말이다.

 

2002년 대한생명의 한화그룹 편입과 함께 여성 인재 등용이 본격화됐고 점차 늘어나 일반직의 경우 15% 이상을 차지하게 된 여성 직원들은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성장하고 있다면서 출산과 육아로 업무를 그만두는 경력단절여성, 이른바 ‘경단녀’는 극히 드물다고 권철우 차장은 말한다.

 

“최근에는 출산휴가에 육아휴직을 붙여 쓰고 1년3개월을 육아에 올인한 뒤 복귀하는 ‘일하는 엄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육아 문제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여성 직원은 극히 적습니다. 회사에서 임신한 여성에게 나눠 주는 분홍색 출입증 홀더가 ‘튄다’고 생각해서 많이들 걸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당당하게 걸고 다니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잘 적용되지 않는 육아휴직 기간의 근무기간 인정은 당연한 얘기. 승진연한에도 포함되는 등 휴직이 승진 심사에 미치는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한다.

 

“그룹 차원으로 ‘핵심인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 우수사원 비중도 남성과 여성이 비슷하고, ‘글로벌 탤런트 프로그램’이라고 그룹 각국 지사를 돌며 1~3년 교육받는 프로그램에 작년에는 총 11명에 지원해 선발됐는데, 절반이 넘는 6명이 여성이었습니다. 매우 적극적으로 자신의 능력 계발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죠. 오히려 남성들이 여성들에게는 리더교육 등도 시켜 주는데 역차별이 아니냐는 농담 섞인 말까지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재작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한화그룹의 여성 리더 육성 콘퍼런스인 ‘위드(With) 콘퍼런스’ 2회 때에는 남성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남성들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여성들의 어려움 등을 직접 들으며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여성들은 특수한 부류로만 여겨지는 게 아니라 공감대를 확산할 수 있는 자리라 많이들 참여하려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위드 콘퍼런스’ 참석자끼리는 향후에도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이어나가면서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사회 분위기의 변화가 기업 문화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되고 있어서 ‘주말에 뭘 했느냐’고 물으면 남성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노력을 참 많이 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연초에는 사내 콘텐츠로 ‘아빠랑 놀면 좋아요’라는 동영상을 제작해 틀어 주었고 지난 설 연휴엔 앞뒤에 연차휴가를 더 붙여 쓰면서 가족들과 휴가를 즐길 것을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김윤경 기자 s914@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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