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것을 새롭게 만드는 힘, 창의력

마르셀 뒤샹은 공중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성용 소변기를 갤러리에 가져다 놓고 예술작품이라 말했다. 20세기 현대 미술의 대표작이자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예술품 중 하나가 된 작품 '샘(Fountain)'의 탄생이다. 예술작품으로 둔갑한 이 변기는 지금 100만 달러가 넘는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앤디 워홀은 1962년 슈퍼마켓에서 파는 캔 수프 깡통의 정면을 그린 32연작 <Campbell's Soup Cans)를 내놓았고 1,000달러에 팔린 그 작품은 30여 년 뒤 1,500만 달러로 그 가치가 상승했다. 팝아트의 대표 아이콘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마케팅도 예술작품과 같이 창의력이 발휘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마케팅에 필요한 창의력이란 남들이 하지 못하는 새로운 발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의 새로운 발상이 세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라는 말은 아니다. 존재하던 것을 새롭게 발견해내는 것도 창의력 발상의 일환이다. 우리는 단순해 보이는 예술작품이나 상품을 보며 "이런 생각은 나도 할 수 있는데"라고 말한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 것도 처음 생각해 내기는 어려운 법이다. 당연히 있어야 될 것을 새로운 장소로 옮기거나, 무언가를 더하거나 빼거나 하면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 뒤샹이 '샘'을 만들기 위해 한 일은 상점에서 변기를 사다가 "R. Mutt"라고 사인한 뒤, 개럴리에 갖다 놓은 것뿐이었다. 물론 그 뒤에는 '현대미술에 대한 도발'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이고 파격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뒤샹의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마케팅 분야에서 어떻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정보는 창의력의 밑거름

잡코리아가 취재 중 만난 한 마케터에게 '보통 마케터들은 잡지에서 정보를 많이 얻는데, 정보를 얻는 곳이 특별히 따로 있느냐'고 질문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잡지보다 빨리 알아야 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잡지보다 빨리 정보를 얻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주나 월 단위로 발간되는 잡지는 이미 한발 늦은 정보라고볼 수 있다. 인터넷과 SNS를 이용하는 것은 발 빠르게 정보를 얻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그 중에서 좋은 정보와 좋지 않은 정보를 거를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 등장한 다양한 SNS는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대중에 공유할 수 있는 1인 미디어를 가능케 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광고에 염감을 주고 있다. 자신의 작품이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사이트 "웰던투(welldone.to)'는 타인의 창조물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는 이의 창의력을 자극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직접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 세계 사람들과 공유하는 '인스타그램'도 다양한 직업군의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인터넷에만 의존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날 필요도 있다. 취재 중 만난 마케터들은 입을 모아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마케터 A는 프로젝트로 만나서 게약이 끝나 더 이상 일을 같이하지 않더라도 업무 중 만난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진다고 했다. 업계 뒷이야기나 기업 내부 소문은 업계 종사자들만 아는 거라 그들을 통해 쓸모 있는 정보를 제법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적 네트워크로 지칭되는 '인맥'도 중요한 자산이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 원정달 won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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