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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사람을 만났을 때 : 2024년 이후 인사 트렌드, 공간의 변화

HR매거진 2024.02.16 19:02 692 0

 

2024년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사무실에 도입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는 구성원들이 머물며 일을 하는 ‘사무실’이라는 ‘공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코로나 전후로 생긴 공간에 대한 인식 변화를 캐치해 우리의 사무실을 업무 경험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많은 이들이 필자에게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는 '일 잘하는 사람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이다. 우리 조직 혹은 특정 직무에서 고성과자는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에서 비롯된 질문이다. 이 질문의 목적은 아마도 고성과자의 특징을 찾아내서 그런 특징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거나 구성원들로 하여금 그런 특징을 가질 수 있도록 성장 기회를 주려고 하는 것일 테다. 

 

 

▶ 사람을 바라보는 렌즈, 경험과 공간 

고성과자의 특징을 찾아내기 위한 여러 가지 렌즈가 있는데 그중 오랫동안 관심을 받아온 것은 바로, '경험(Experience)'이다. 더욱 구체적으로는 '이 사람이 그동안 어떤 경험을 했는가'에 대한 관심이다. 직무적으로 '특정 직무 경험이 있는가' '해외 경험을 했는가' '경영자 혹은 그룹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가' 등 다양한 경험은 고성과자가 공통적으로 가진 요인으로써 여러 연구 및 필자 분석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연구와 분석을 통해 특정 경험이 고성과자의 특징으로 규명됐다면, 인사에서는 이를 활용해 해당 경험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거나, 장기적으로 해당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인사적으로 보임을 하거나 이동, 발령을 낼 수 있고,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개발 프로그램에 입소시킬 수도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이러한 접근 방법의 중요한 가정(Assumption)은 '유관된 경험을 양적으로 많이 하면 고성과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적자본(Human capital)이란 이론으로도 설명 가능한 이와 같은 가정은 오랫동안 우리 인사에 중요한 근거가 됐다. 그러나 조금 더 면밀하게 우리 리더와 구성원을 보면 단순히 시간이 증가한다고 해서 그 경험이 유효하게 성과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한국 리더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를 통해 경험과 성과 간의 관계가 선형적이지 않음이 입증된 바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할까? 필자는 시간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적으로 어떤 경험과 공간에 있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최근 연구에서는 해외법인 경영자가 시간, 공간 및 질적으로 어떤 경험을 갖고 있고 그 조합이 어떠해야 성과가 높을 것인가를 입증해서 밝힌 바 있다. 즉 한국 다국적 기업의 해외법인 경영자의 경우 현지인이면서 영업, 마케팅, R&D 등 조직 성과에 직접적 기여를 하는 직무를 일정 기간 경험했고, 해외 근무 경험이 5.5년 이상인 경우에 성과가 가장 높았다. 결국 해외법인 경영자는 단순히 해외근무 경험이 있어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가 어떤 공간에서 태어났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와 그의 해외 근무 경험이 상호작용한 결과물이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리더와 구성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측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공간'이다. 

 

▶ 공간에 대한 코로나 전후의 인식 변화 

필자는 최근 한국 직장인과 관련된 22만 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질문에 답을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공간에 대한 인식 변화'이다. 코로나 이전인 BCBefore COVID-19, 2014~2019와 ACAfter COVID-19, 2020~2023로 나눠서 공간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고 있다.

 

우선, 한국 직장인들이 이야기하는 공간의 담론은 BC에는 '휴식' '휴게' '사무실'이란 물리적 공간과 함께 '넓다' '좁다' '부족하다'는 표현이 함께 많이 등장했다. 즉 공간이 충분하거나 부족하거나 넓거나 좁다는 인식이 가장 컸다. 그러나 AC에는 동일하게 휴식, 휴게,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대해 구성원들이 편하다, 쾌적, 불편, 긍정, 효율 등의 표현을 주로 함께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BC에는 공간을 단순히 물리적 공간으로 표현했다면 AC에는 경험적 공간으로 표현함을 알 수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서 출간한 《넥스트 밸류》는 이런 현상을 '평당미터보다 매력미터'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는 필자가 분석한 현상을 잘 표현한 문구인데, 구성원들이 공간을 인식할 때 과거에는 단순히 공간이 넓거나 좁은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공간 속에서 느끼는 경험과 감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의 여러 프레임이 공간을 중요한 요소로 감안하고 있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구성원이 어떤 경험을 하는지를 판가름할 때 공간이 갖는 요소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패턴은 2024년에는 더욱 중요하게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제레미 마이언슨과 필립 로스가 쓴 《일과 공간의 재창조》를 보면 직장인들이 일을 하면서 맺어온 공간과의 관계에 대해 역사적으로 잘 정리했다. 가령,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엘튼 메이요Elton Mayo가 진행한 호손 실험2)은 노동자들이 어떤 조명에서 더욱 생산성이 높아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고, 이후 여러 연구와 조직에서 구성원이 근무하는 환경으로서의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필자 역시 2022년 긍정적 경험을 주는 공간이 어떤 특성을 갖는지 알기 위해 글래스도어Glassdoor의 기업 장점과 단점 텍스트 데이터에서 'Space'와 함께 쓰이는 표현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본 적이 있다. 긍정경험은 자율, 소통 등의 단어가 많이 나오는 반면, 부정경험은 접근성 부족, 단절 등이 나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처럼 우리 구성원은 어떤 공간에 있는지에 따라 그 경험 역시 달라지고, 이런 경험은 구성원의 생산성과도 연계됨을 알 수 있다.

 

▶ 2024년, 더욱 두드러질 공간 변화 

2024년의 공간 변화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그 이유로는 우선,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근무로 전환되는 시기지만 여전히 여러 조직에서는 직군 혹은 특성에 따라 거점 근무, 하이브리드 근무 등의 다른 근무 형태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 조직에서 근무하는 구성원의 공간적 경험이 다르고 이들의 협업 및 생산성을 어떻게 유지시키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둘째, 기술의 발전은 공간 경험을 크게 바꿀 것이다. 애플 유니버시티, 세일즈포스 사옥을 보면 공통적으로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요소 간의 결합에 많은 관심을 쏟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구성원들을 사무실 근무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사무실을 경쟁적이고 매력적 공간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디지털이 중요한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가령, 세일즈포스는 사무실 입구에서 출근할 때 숲속을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하고 점심시간에는 휴식에 대한 다른 공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무실 내에는 다양한 기술을 도입해서 편리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우리 구성원이 경험하는 공간을 질적으로도 바꾸기 시작했다. 이로써 구성원은 호기심이 자극되고 소속감이 높아지며 심리적으로도 편안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2024년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사무실에 도입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미 2024 CES에서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생성형 인공지능이 우리 공간과 일하는 방식에 녹아들었음을 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공간 컴퓨팅으로 대변되는 VR, AR 기술과 인공지능 결합이 눈에 띄었다. 미래학자인 데이비드 로즈는 저서 《슈퍼사이트》에서 앞으로 우리가 경험하게 될 공간이 공간 컴퓨팅으로 확장되면 일하는 방식 등도 획기적으로 바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필자가 가장 주의 깊게 보는 변화는 바로, 인공지능과의 협업은 우리 사무실에서보다는 공간 컴퓨팅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공간의 의미가 바뀌어감에 더해 공간이 확장되는 원년이 2024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자. 지금 당신은 어떤 공간에 있으며, 무슨 감정과 경험을 하고 있는가? 당신이 지금 느끼는 감정과 경험은 우리 조직에서 구성원이 갖게 될 생산성 및 성과와도 관련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인사는 구성원을 이해함에 있어 그들의 시간과 공간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만약 큰 변화가 어렵다면, 예쁜 꽃이나 그림을 책상 앞에 놓는 것으로 공간을 바꿔보면 어떨까? 

 

1) Hanh & Kim, Experience, experience, experience : Too much of a good thing for executive performance, Human Resource Development Quarterly, 33(4), 2022

 

2) 호손 실험 : 엘튼 메이요 교수가 미국 서부의 전기회사 호손 공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최적의 작업 조건을 찾기 위해 진행한 연구로, 1단계에서 조명의 밝기 변화에 따른 생산성 변화에 대해 측정한 바 있다.

 

  

Posted by 이중학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HR데이터분석 교수

 

 

본 기사는 월간 HR Insight 2024. 1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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