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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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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비타트, 인간다운 삶의 시작은 ‘집’에서부터

  • 전략기획팀
  • 집을 통해 인간다운 삶의 시작을 꿈꾸는 진현창 매니저를 만나 한국해비타트 전략기획팀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2016.01.258,852

해비타트는 1976년 미국에서 시작한 비영리 국제단체이다. 집을 통해 인간다운 삶의 시작을 꿈꾸는 진현창 매니저를 만나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을 만드는 한국해비타트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한국 해비타트,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해비타트 전략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33살 진현창입니다. 경영학을 전공해 졸업 후 싱가폴 금융권에서 3년 반 정도 근무하다가 한국해비타트 전략기획팀에 입사해 1년 9개월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국해비타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한국해비타트는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진 1976년 미국에서 시작한 비영리국제단체입니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집과 마을을 짓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21년째 주거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고, 그들을 위한 적합한 서비스를 연구하며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후원자분들이 나눔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마음이 헛되이 쓰이지 않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비영리단체중 한국해비타트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는 집이 없어서 주인집에 딸려 있는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살았었어요. 항상 조용히 해야 하고 화장실도 없는 집에서 살다 보니 집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죠. 이때부터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시작점은 집과 가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집이 없어서 흩어져 사는 가정을 비롯해 어려움을 받는 이웃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NGO에서 일한다면 주거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싶었고, 2001년도에는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프로젝트에도 참가하며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었습니다.


근무 분위기가 평화로운 느낌인데 실제 일할 때 분위기는 어떤가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쟁이라는 구도 때문에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고, 실적, 업적 스트레스가 있잖아요. 물론 해비타트도 스트레스가 있긴 하지만 여기서의 스트레스는 건강한 것 같아요. 보통 직장인들의 대화 주제는 술, 증권, 주식 등인데 해비타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하는 자리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어떤 후원 캠페인이 좋을까’,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다 보니 참 건강하죠. 그리고 직원들이 정말 다 착해서 서로 챙겨주고 도와주는 분위기예요. 특히 여자분이 많아서 더욱 활발하고 쾌활한 분위기가 되는 것 같아요.

 


 


한국해비타트만의 기업문화가 있나요?
1년에 한 번씩은 직원들 다 같이 저희가 도와주는 사업장으로 봉사활동을 가요. 집을 짓고 완공식을 할 때 수혜자분들에게 집 열쇠를 드리거든요. 그럼 그분들이 감사하다고 편지를 써주시는데 그때 정말 다 울어요. 망치질하고, 힘들어도 그 편지 한 번 보면 싹 풀리고 그러더라고요.
한 사연을 소개하자면, 집에 난방이 안 되어서 아기가 폐렴에 걸린 가족이 있었어요. 집에 가보니까 빨래 건조대에 이불을 덮어서 아기를 재우고 있더라고요. 저희가 집을 짓고, 귀뚜라미보일러에서 보일러를 후원받아서 설치해드렸죠. 집이 완성되고 그 분들이 고맙다고 인사하시는데 정말 좋았어요. 이 느낌을 다른 분들도 같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합니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실행해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비영리단체라고 해서 다른 기업들과 업무 프로세스가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한국해비타트 전략기획팀의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로 사업계획을 세웁니다. 앞으로 1년 동안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지, 후원자들을 어떻게 모집할지 그리고 그 후원으로 어떻게 어려운 분들을 도울지 등의 계획을 팀 별로 조정하는 작업을 하죠. 이런 사업 계획과 한국해비타트의 비전이 연결될 수 있게 작업하는 것이 첫 번째 업무입니다. 두 번째는 국제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어요. 해비타트가 국제단체이다 보니까 국제 본부 사업과 국내 사업이 상충하지 않게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조정해나가는 일이 필요한데, 이 업무를 전략기획팀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세부적인 신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주거 복지라고 하면 집을 지어주는 경우, 고쳐주는 경우, 임대 사업, 주거비 지원 등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다른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잖아요. 이런 것을 발굴해내고, 수혜자와 후원자를 찾아서 연결하는 신 사업을 1년에 한 번씩 연구하고 실현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업무 외에도 주거 복지 관련 포럼이나 세미나에 참석해서 사회적 네트워크와 소통을 하고 있어요. 해비타트가 생각하는 주거복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 보고서도 쓰고, 우리가 한 사업 중에 사회적 효과가 큰 경우는 다른 단체들도 함께 할 수 있게 권유하는 것이죠.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전략기획팀은 데일리 업무보다는 프로젝트성 업무가 많은 게 특징이에요. 오늘 일을 말씀 드려보면 9시에 출근해서 1시간 정도 전략기획 전문 서적을 읽거나 주거 복지 이슈를 분석합니다. 10시엔 다른 팀과 사업 계획을 조정하는 작업을 하고, 점심을 먹은 후에 대표님과의 회의를 해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합니다. 오후에는 기업 후원팀, 기업과 함께 미팅을 가집니다. 그 이후에는 본부장님과 함께 개인모금에 대한 세부전략을 고민하고 퇴근 전까지 그때그때의 프로젝트를 실행합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기획하거나 해보고자 했던 시스템이 조직 안에 잘 녹아 들어 돌아갔을 때 가장 보람돼요. 처음 후원 시스템이 자리 잡히지 않았을 때 후원자 개발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도입했어요. 잠재적 리스트를 확보하고 기업들과의 접목점을 찾으면서 전혀 연락이 안 되었던 후원사들이 연락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제가 조직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한국해비타트 전략기획 직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머릿속에 있는 것을 실행시켜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전략기획팀은 프로젝트 업무가 많아서 자기가 실천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도맡아서 추진해 볼 수 있거든요. 또 하나에만 묶여있는 팀이 아니고 여러 팀과 같이 일해볼 수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하나의 분야에서만 전문적이기보다는 넓고 다양한 분야를 일반적으로 알 수 있는 거죠.

 


 

 

인생의 뚜렷한 비전을 찾고, 일치하는 일을 찾으세요



전략기획팀에서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의사소통 능력이 좋아야 합니다. 전략기획 업무에서는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해요. 또한 전략기획팀은 타 팀의 애로사항을 많이 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경청하는 능력도 필요해요. 타 팀과의 교류가 많은 만큼 친화력도 있으면 더욱 좋겠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어가 가장 중요합니다. 영작을 하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말하고 듣고 쓰는 능력이 상급 이상이 되어야 해요. 토익 점수로 보면 900점 이상이 되겠네요. 하지만 제2외국어는 아직 비영리단체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보통 제2외국어 하면 중국어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마련인데, 아직 중국에서는 비영리단체가 활성화되지 않았거든요. 저도 지금 영어학원을 꾸준히 다니고 있기 때문에 영어 어학 공부에 힘을 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도움이 됐던 활동이나 경험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제 전공이 경영학과인데 정치학과 학회를 했어요. 국제 협력 관련 학회였는데 그 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전공자가 아니라면 부전공이라도 국제 교류를 접해 볼 수 있는 경험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경영 관련 책들이 가장 전략 기획 업무와 맞물리기 때문에 관련 서적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한국해비타트 전략기획 직무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부탁 드려요.
사실 제 후배들에게도 얘기하는 건데 대학생들이 졸업하고 바로 비영리단체에 오는 것은 추천하지 않아요. 만약에 자신의 비전이 뚜렷하게 있고, 그것이 그 단체와 잘 맞는다면 좋겠지만 일반 기업과 시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각오는 하라고 얘기하거든요. 일단은 대학생분들이 가고 싶은 곳에 가서 자신이 하고 싶은 직무를 잘 찾아 전문적으로 일하고, 만약 그 회사와 자신의 비전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을 때 그 재능을 비영리단체에 와서 기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큰일을 하기 이전에 내 인생에 있어 후회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만족이 되었을 때 더 큰 일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고, 자기만족은 채우지 못하고 큰일만 쫓아다닌다면 오히려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지 않을까요. 저는 제가 해비타트 비전에 동의하고, 제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는 게 있기 때문에 큰 만족감을 느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다솜 인턴기자 gogo92@